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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혁재 Nov 05. 2020

다툼을 피하려면 일찍 출근을


긍정적 기분은 오전에 올라갔다가 오후에 떨어지고 저녁에 다시 올라간다. 
다니엘 핑크『언제 할 것인가』


아침엔 왠지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학생 때고 그랬고, 자취하며 직장 다닐 때도 그랬고, 결혼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침은 마냥 기분이 좋은 시간대가 아니다. 까딱하면 다투기 십상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다니엘 핑크에 따르면 개인마다 조금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흡사한 생체리듬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가 퇴근 후에 기분이 좋은 게 꼭 해방감 때문은 아니다. 저녁 시간대가 우리 생체 리듬상 기분이 좋은 시간대라서 그렇다. 직장을 그만둬 보자. 그래도 기분은 저녁에 제일 좋을 가능성이 높다. 직장 만족도가 아무리 높아도 퇴근이 기다려지는 건 기분 좋은 시간대를 몸이 알기 때문이다.


    하루 중 기분의 최저점이 아침이라는 점을 되짚어보면, 가족끼리 사이가 좋기 어려운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가족, 특히 부모 자식 관계의 상호작용은 대부분 아침에 이뤄진다. 일어나서 집을 나서기 전까지 그 시간. 그 시간이 보통 부모와 자식이 같이 보내는 유일한 시간이다. 하필 기분 가장 안 좋은 그 시간 말이다. 기분 좋은 저녁엔 TV 보고 방에 들어가면 그만이다. 좋은 기분을 공유할 시간이 거의 없다. 부모 자식 간 짜증, 다툼이 잦은 게 일면 이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부 관계는 그나마 조금 낫다. 기분이 가장 좋은 시간대인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재택근무는 다시 생각하자). 기분이 고조됐을 때 집에서 만나는 배우자는 반갑다. 지친 몸이 고조된 긍정적 감정으로 회복되는 느낌이다.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출근하고 최대한 일찍 퇴근하는 게 답일지 모른다. 다툴 시간은 최소화하고 같이 좋은 기분을 공유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 그러고 보니. 회사에 일찍 가면 그 시간에 기분이 다운된 상태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직장 상사를 마주해야 하는 게 함정이다. 안 그래도 인성이 나쁜 그 인간을 기분이 안 좋을 때 만나서 좋을 일은 없다. 집은 일찍 나서되 회사는 최대한 늦게 들어가자. 그 사이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독서를 한다면 최고. 생체리듬 최적화를 통해 다툼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자기 계발까지 할 수 있는 묘수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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