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번째 웹개발 프로젝트 learn-eng.net
2018년 7월 퇴사 후 데이터 사이언스와 웹개발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이썬, 통계학을 기초로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에 매료됐다. 내가 일하던 금융업계에서 21세기에도 과학적 사고보다는 감에 의존하는 현실이 싫었고, 그래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어느덧 공부를 하다보니 곁다리로 공부하던 웹개발이 더 내 흥미를 자극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걸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능력이란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10월 즈음부터는 데이터 사이언스는 잠시 접어두고 웹개발 공부에 집중했다.
첫번째 개인 프로젝트로 영어 스터디 매칭 플랫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름은 '런잉(LearnEng)'이라고 지었다. 영어는 공부(study)하는게 아니라 배우는(learn)거니까. learn-eng.net 이란 도메인도 저렴하게 확보했다.
런잉을 만들자고 생각하게 된 동기는 대략 이랬다:
- 주변에 영어회화를 잘하고 싶은 사람이 무수히 많다. 의지는 있는데 방법을 모를 뿐이다
- 학교는 절대 영어회화를 가능하게 해주지 않는다
- 학원도 크게 효용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심지어 비싸다
- 영어를 이미 잘하는 사람과 주기적으로 최대한 많은 영어 대화를 하는 게 최고다
- 하지만 영어회화 개인과외는 비싸다
- 1:N 유료 스터디 방식은 저렴하고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다
- 스터디에 영어를 잘하는 리더는 필수다. 리더 없이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자기소개하는 방식의 스터디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 그런데 영어회화 스터디를 쉽게 개설하고, 찾고,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
- 스터디 판매자(리더)와 구매자(멤버) 사이에 회사가 끼면 어느정도 서비스의 품질유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수수료가 많이 발생한다
- 우리나라 영어 교육비는 지금도 너무 비싸다
- 그렇다고 좋은 영어 선생님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지하철 광고판, TV, YouTube를 보면 새나간 돈 다 어디간 줄 알겠더라
이런 문제에 대해서 런잉이 제공하려고 하는 편의는 다음과 같다:
- 중간 수수료를 없애 구매자는 더 저렴하게 배우고, 판매자는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생태계를 만든다
-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쉽게 스터디를 개설하고 멤버를 모집할 수 있게 돕는다
- 영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쉽게 자기에게 맞는 스터디를 찾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단한 기술도, 아이디어도 아니지만 작업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가 됐다. 향후 개선할 점이 많지만, 이쯤에서 공개하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단 몇 사람만이라도 런잉을 사용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자세한 이용 방법은 http://learn-eng.net/about/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