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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혁재 Mar 08. 2019

코딩 배워볼까? (2)

MOOC에서 Udemy로

코딩 배워볼까? (1) 보러 가기




데이터퀘스트에서 '파이썬을 이용한 데이터 사이언스 과정'을 끝내는 데 두 달 정도 걸렸다. 이를 통해 파이썬 기초를 다질 수 있었고, 데이터 분석이 대체 어떤 일을 하는 건지 큰 그림을 대략 볼 수 있었다. 이 코스에서 커버하는 주제는 꽤나 넓었다: 파이썬 기초, 판다스 넘파이 등 파이썬 라이브러리, Git, Command Line, SQL, 기초 자료구조/알고리즘, OOP,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념 이해/코드 구현, 선형대수, 미적분, Relational Database, etc.


MOOC로 넘어갔다. 문제는 존재하는 콘텐츠가 너무 방대해서 나한테 맞는 강의 하나 고르는 것도 큰 일이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바로 Class Central이다. Coursera나 edX 등에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교육과정들을 한데 모아 둔 것만도 고마운데, 이미 수강한 학생들의 리뷰를 제공해 내 선택을 도와줬다. 나는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머신러닝 강의인 Andrew Ng의 Stanford University Machine Learning 과정을 수강했다. 한 달 정도 꽤나 애를 먹으면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했던 기억이다.


그런데 이후 도전했던 다른 MOOC 강의들은 하나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MOOC의 전체적인 완강률이 7% 정도라고 들었는데, 왜 그런지 바로 이해가 갔다. 우선, 공짜고 언제든 내 맘대로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약했다. 둘째로, 너무 대학교 강의 같았다. 이 점이 아이러니 한데, 애초에 명문대 강의들을 공짜로 온라인에 공개한 것이 MOOC 개념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대학 교육 방식은 느리다. 배움이 더디면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너무 구식이고 노잼이다. 좀 더 세련된 교육 콘텐츠를 찾아 나섰다.


Udacity, CodeAcademy, Udemy, Lynda.com 등 코딩 관련 양질의 콘텐츠는 넘쳐났다. 결국은 선택이 문제였다. 나는 수입이 1도 없던 상황이어서 선택이 쉬운 편이었다. 공짜나 아주 싼 콘텐츠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Udacity는 정규과정이 비쌌고, CodeAcademy는 웹 개발에만 치중돼 있었다. Lynda.com은 프로그래밍보다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엑셀 등 tool 교육을 더 잘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남은 건 Udemy였다. Udemy는 연중 세일을 하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들을 말이 안 되는 1.2 ~ 1.3만 원에 소비할 수 있었다.


내 생각에 Udemy의 장단점은 이렇다.

장점: 콘텐츠 질에 비해 말이 안 되게 너무 싸다. MOOC 대학 강의보다 세련되다. 이론보다 실용성에 치중한다. 선택의 폭이 넓다. 업데이트가 잦아 최신 기술들을 배울 수 있다.
단점: 이론 기반을 쌓기에 적절한 수단은 아니다. 너무 싸서 동기부여가 약할 수 있다. 강의만 열심히 듣고 직접 손으로 코딩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걸 안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중급자 이상을 위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


지금까지도 Udemy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공부할 때마다 생각한다.


이런 고퀄리티 콘텐츠를 커피 두 세잔 값에 배울 수 있다니, 진짜 축복받은 세대다. 영어만 할 수 있고, 미세먼지만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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