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혁재 Nov 10. 2019

MBA 1학년의 11월

Bloody November, 컨설팅 디너, 에어포스 투

다른 학교들에서 같은 용어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Darden에서는 MBA 1학년의 11월을 'Bloody November'라고 부른다. 1학년 여름방학 인턴쉽 취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모두가 채용활동에 열을 올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서 그렇다. 그렇다 본격적은 MBA 구직활동이 시작됐다. 난 아직 커버레터 하나 제대로 쓰지 않고 있지만...




컨설팅 디너


지난 주말(11월 3-4일), 컨설팅 디너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시티를 다녀왔다. 내가 있는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다. 컨설팅 디너란 Management consulting 회사들이 MBA 또는 각종 석박사 채용을 위해 Target school 학생들을 초대해 저녁을 사주고 네트워킹을 하는 이벤트다. Bain & Company 서울오피스에서 주최한 이번 뉴욕지역 행사에는 UVA Darden, Yale SOM, Cornell Johnson, UPenn Wharton, NYU Stern에 다니고 있는 MBA 1학년들과 일부 석박사 분들이 참석했다.


컨설팅 업계 취업에 꼭 관심 없는 사람들도 컨설팅 디너에는 많이 참석하는데, 그 이유에는 호기심도 있겠지만 컨설팅펌이 대접해주는 비싼 저녁 식사도 한몫한다. 많은 MBA 학생들이 미국에서 큰돈 쓰면서 공부하느라 어디 놀러 가더라도 비싼 밥 사 먹는 일은 잘 없는데, 공짜로 미슐랭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은 기회다. 내가 참석한 이번 이벤트도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에서 진행됐는데, 경험상으론 좋았지만 음식 맛은 그저 그랬다. 미식가가 아니다 보니 그냥 치폴레 먹는 게 더 맛있다는 느낌이었다. 역시 그런덴 내 돈 주고 가는 거 아니다. 모양 빠지게 음식 사진을 찍을 분위기도 아니어서 사진도 못 남겼다.


베인앤컴퍼니 서울오피스 이벤트에 참석한 건 이번이 세 번째였는데, 그때마다 느꼈던 거지만 사람들과 분위기가 정말 좋다. '똑똑하고 착한 사람들이 서로 도우면서 열심히 일하는 회사' 느낌이다. 물론 정확한 건 직접 다녀봐야 알겠지만, 베인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했다가 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거의 다 좋은 말만 하는 걸로 봐서는 분명 좋은 회사는 맞는 것 같다. 나는 1차적으로 미국에서 일을 하고 살아보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컨설팅은 너무 매력적인 카드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분명 내 성향과 스킬셋에 잘 맞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고 일에 대한 보상도 워낙 크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BCG와 맥킨지)들도 비슷하겠지만 베인의 경우 11월 중에 2020 MBA Internship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에 인터뷰 초대장을 받게 되면 내년 1월 중에 뉴욕시티에서 인터뷰를 하게 될 예정이다. 뉴욕시티 지역에 있는 학교들의 경우가 그렇고, 보스턴 지역과 시카고 지역은 따로 진행된다. 인터뷰 초대장을 받게 되면 뉴욕까지 왕복 비행기 티켓과 숙박비는 지원된다. 이건 컨설팅뿐 아니라 대부분 MBA를 리쿠르팅 하는 미국 회사들도 비슷한 것 같다. 아무튼 컨설팅의 경우 인터뷰 초대장을 마냥 기다리고 있으면 안 되고,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일찍부터 인터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내 경우엔 학부 때 컨설팅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고, MBA 오기 전까진 컨설팅이 뭐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일단 컨설팅 케이스 인터뷰의 교과서(?)로 불리는 Case In Point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 학교 커리어 오피스나 2학년 코치들, 또는 이미 졸업해서 컨설팅펌에서 일하고 계신 선배들도 중요한 resource다. 하지만 일단은 교과서로 기본부터 다지고 그다음에 모의 인터뷰 등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난 컨설팅 미국 오피스는 지원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한국 컨설팅 지원 하나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쏟기가 부담스럽기도 한데, 일단 11월은 그물을 최대한 넓게 펴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게 전략이다.



에어포스 투


뉴욕으로 가려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미드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익숙하게 생긴 비행기가 착륙하더니 10대가 넘는 검은색 에스컬레이드 차들이 사이랜을 울리면서 비행기를 둘러쌌다. 그리고는 기자들이 모여들더니 비행기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며 내렸다. '설마 트럼프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멀어서 얼굴은 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이건 에어포스원에서 대통령이 나오는 장면 그대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트럼프는 아니었고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였다. 비행기는 '에어포스 원'이 아니라 '에어포스 투'로 살짝 작은 비행기라고 한다. 아무튼 미드에서만 보던 신기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니 신기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MBA 1학기 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