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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개념

대체 뭘 보고 가야 하는가

by JayD

국내에서 경험 어쩌고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고 달리는 회사들 중, 기대를 벗어나지 않은 회사는 구굴 뿐이다. 애플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페이스북은 하고싶은 것 과 하는 일 사이가 벌어졌다. 다양한 스타트업은 결국 고전적 개념의 서비스 성공을 보고 있고, 샤오미는 부족하고 얍삽하다.


남는게 없다.


하나씩 좀 보자.

애플은 명확하게 수익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건, 모든 기업은 수익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고, 애플이 그러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티가 나느냐 안나느냐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일본에 아이돌 그룹이 연애를 해도 되는가에 대한 인터뷰에 어떤 팬이 했던 대답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초밥 요리사는 똥을 싸고 휴지로 닦을 것이다. 그 직후 초밥을 쥘 수도 있다.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초밥 요리사가 '저 방금 화장실에서 똥싸고 왔습니다'고 말하는건 다른 문제다". 내가 최근의 애플에 정을 붙이기 어려운 부분은 이 지점에 있다. 애플이 가진 강점은 "우린 당연히 비싸고, 그건 우리가 돈을 밝혀서가 아니고, 적잘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고 시치미를 떼는 점에 있었다.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가 그 지점에 있었다는 소리다. 당연히 기업으로 이윤을 생각할 것을 알면서도, 이 기업이라면 뭐가 다르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게 만드는 퍼포먼스. 그것이 최근의 애플에서는 보이질 않는다. 애플은 명확한 기업의 포지션을 취하기 시작했고, 결과 이제 그냥 매력적인 회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2초이상 자동재생된 동영상을 재생 횟수로 카운트 한다. 왜? 그래야 광고 수익이 비싸게 들어오거든. 수도없이 많은 저작권 침해는 페이스북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런 저작권 침해가 만든 조회수가 아까운거다. 나는 심지어,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북 내에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쓸대없이- 걱정 될 지경이다. 페이스북은 쉽게 늙었고, 빠르게 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전략적인 모습에도, 매력은 보이질 않는다. 페이스북이 망할거라는 소리는 아니다. 이건 단지, 갤럭시가 얼마나 많이 팔리건 나는 갤럭시를 좋아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스타트업들은 볼 것도 없다. 서비스 디자인 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던 시기를 벗어나 이제 스타트업은 10년전의 벤처와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지경까지 왔다. 유일하게 다른점은 그들의 성공에 대한 팬덤이 -과거와는 다르게- 명확히 존재한다는 점 정도. 그들은 어떤 사상이나 철학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더 편하게, 더 좋게, 더 유용하게. 가 지상과제인데, 이건 지구상의 어떤 서비스도 지향하는 부분이고, 거기까지 가는 방법과 진정성 정도의 차이가 보일 뿐이다.


구글은 다양한 부서를 부서의 자율에 맡겨 운영하고 있고, 아직은, 정말 아직은 살짝 그들의 철학이 담겨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보인다. 위태위태 하지만, 지금 남은게 구글 뿐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좋아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UX는 유행어다. 그리고 지금은 이 개념을 인정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유행어는 "캡숑" 이나 "짱"이 그랬듯, 그 수명을 다 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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