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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un 10. 2023

미중 갈등의 파편, 세콰이어 중국의 분리

투자 업계까지 미친 미중 갈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 캐피털인 세콰이어가 중국 사업을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6월 6일 세콰이어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중국, 인도 및 동남아에서 세 개의 독립된 기업으로 분리 운영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미국·유럽 투자 법인 이름은 세콰이어 캐피털로, 중국은 세콰이어 차이나의 중국어 명칭인 '홍산'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세콰이어 인도 법인의 새 이름은 Peak XV Partners("15")로 에베레스트 산의 원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회사는 2024년 3월까지 분리 작업을 마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회계, 인사 등 백오피스 기능 공유도 중단하겠다고 합니다. 완전히 다른 세 개의 법인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세콰이어는 애플, 구글, 에어비앤비의 초기 투자자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업계의 선두 주자입니다. 2005년  '세콰이어 캐피털 차이나'를 설립하며,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에 투자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세콰이어의 갑작스러운 분리 발표를 두고 몇 가지 이유가 추정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중국-인도 펀드 간 투자 이해관계 상충이 커지고 있어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입니다. 중국과 인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미국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의 경쟁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AI나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일수록 비밀 유지가 필요하기에 한 펀드에서 서로 다른 경쟁사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받는 회사들 입장에서도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혹시나 모를 기술 유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포브스가 세 명의 세콰이어 투자 책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리의 이유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 스타트업 포트폴리오 간의 충돌이었습니다. 중국과 인도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 회사와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중 갈등 고조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입니다. 세콰이어 차이나는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약 1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콰이어 미국 펀드도 바이트댄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틱톡을 규제하면서 세콰이어 입장으로서는 난감한 문제에 처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계 투자자들이 중국계 기술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AI에 대해서 중국을 심각하게 견제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 기업 등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에 미국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투자를 막는 행정명령을 준비해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지원법은 중국을 견제하는 대표적 법안입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국계 컨설팅 회사를 급습하고, 미국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금지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세 명의 세콰이어의 투자 책임자들은 미중 지정학적 긴장감이 세콰이어 분리와는 무관하다고 밝히고는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미중 갈등이 세콰이어 분리를 촉진시켰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입니다.


이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고조된 미중갈등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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