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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I 로스팅

AI 에이전트 프로토콜 경쟁

MCP vs. Others

by 경영로스팅 강정구

AI는 이제 단일 명령 또는 프롬프트에 반응하는 도구에서, 여러 작업(Task)을 연속적으로 수행하고, 각 작업의 결과를 다음 작업의 입력으로 자연스럽게 넘겨주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치 공장에서 조립 라인을 구성하듯, AI도 각 작업 간 인풋과 아웃풋이 매끄럽게 연결돼야 진짜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표준화된 프로토콜’입니다.

에이전트 기반 AI가 확산될수록, 이러한 작업 간 연결을 책임지는 프로토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앤쓰로픽(Anthropic)은 이 흐름 속에서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MCP는 Claude 모델을 기반으로 한 작업 연결 구조를 표준화하고, AI가 외부 도구나 시스템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즉, AI가 실제 비즈니스 맥락 안에서 작동하기 위한 ‘공용 언어’를 제공한 셈입니다.

MCP 외에도 LangChain, AutoGen, CrewAI 등 다양한 멀티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툴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개별 프로젝트 중심으로 분산되어 있고, 특정 개발자 커뮤니티 안에서만 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MCP는 Claude라는 상용 LLM과의 긴밀한 통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제 제품화 가능성과 유지관리 측면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누가 더 현실적인 구조를 제안하는가’가 프로토콜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LLM 경쟁은 단순히 모델의 성능을 넘어, 에이전트를 위한 프로토콜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GPT, Claude, Gemini, Mistral 등의 모델은 이제 단독 플레이어가 아니라, API, 툴, 워크플로우와 통합될 수 있는 ‘생태계 중심’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이 얼마나 유연하게 작업들을 연결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지점에서 프로토콜은 플랫폼 경쟁의 실질적인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스타트업은 이 흐름을 단순한 기술 트렌드로 받아들이기보다, 구조적 변화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제는 ‘어떤 모델을 쓸 것인가’보다 ‘어떤 구조로 AI를 조직에 통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특히 반복 작업이 많은 산업일수록, AI를 수작업 대체 도구가 아니라 과업 설계 시스템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이때 프로토콜 기반 설계는 효율성과 확장성 모두를 보장해 주는 핵심 열쇠가 됩니다.

예를 들어 여행 예약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다음 주 도쿄 3박 4일 여행을 가고 싶다”라고 입력하면, 한 에이전트가 항공편을 검색하고, 다른 에이전트가 호텔을 비교하며, 또 다른 에이전트가 현지 투어 일정을 추천합니다. 각 에이전트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뒤 결과를 다음 에이전트에게 넘기며, 전체 여정이 자연스럽게 완성됩니다. 이런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프로토콜이며, MCP는 이러한 작업 간 연결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서, 복합 과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화가 AI 시대의 핵심입니다.

앤쓰로픽은 이러한 구조화를 안전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Claude 모델은 일관된 문맥 유지, 인과적 설명력, 책임 있는 응답 설계 측면에서 강점이 있으며, 이는 민감한 산업 분야에서도 실제 도입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MCP는 이러한 모델의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결 프레임워크로 작동하며, 에이전트를 설계하는 개발자에게는 ‘생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자, 디자이너, 운영자 등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도 이제 AI 구조를 이해하고 기획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더 이상 백엔드에서 동작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조직 안에서 사람과 협업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AI 도입 이전에, ‘우리는 어떤 작업 흐름을 만들고 싶은가?’를 먼저 질문해야 합니다. 기술은 그다음입니다.

결론적으로, MCP는 단순한 API 연결 도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 시대를 위한 ‘작업 언어’이자 ‘조직 설계 도구’입니다. 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지금 이 질문에 직면해야 합니다. “AI를 어디에 붙일 것인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어떤 구조를 만들 것인가?” AI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리고 구조는 전략의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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