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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den Kang Jan 08. 2023

넷플릭스가 구독자수 목표를 발표하지 않는 이유

OTT, 구독자수를 넘어 수익성 경쟁으로

넷플릭스가 더 이상 ‘구독자수(Subscriber)’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구독자수’는 넷플릭스 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지표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2023년 1월부터는 이 정보가 빠질 예정입니다. 대신 넷플릭스는 앞으로 1) 매출, 2) 손익, 3) 고객 Engagement 등 3가지 지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독자수’를 핵심 지표로 간주하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넷플릭스의 구독자수 증가율이 최근 급속하게 정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구독자수는 2020년 1분기 1.83억 명에서 2021년 1분기 2.08억 명으로 약 2천5백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2022년 1분기까지도 증가세는 계속되어 2.2억 명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2.2억 명, 3분기에도 2.2억 명으로 수준으로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디즈니+ 등 경쟁사의 구독자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2019년 11월 공식 론칭되었고, 론칭되자마자 구독자수가 천만명을 넘어서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2024년이 되어서야 구독자수가 1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2022년 1분기 구독자수가 약 1.3억 명에서 4분기 1.6억 명으로 3천만 명 넘게 증가했습니다.



넷플릭스가 매출과 수익성을 더 강조하는 이유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경쟁사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구독자수’로는 더 이상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월평균 인당 매출액(ARPU)을 비교해보면 이는 명확해집니다. 2022년 기준, 넷플릭스의 월 ARPU는 $12.6인데 반해, 디즈니+는 $4.3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가 이에 매출과 손익을 강조한 이유는 재무실적에 대한 자신감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OTT 서비스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연간 영업이익률이 20% 내외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월트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부(Direct-to-consumer)의 영업이익률은 -20% 내외 수준입니다.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빠르게 늘지 않을 경우, 매출을 늘리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1) 무료로 계정을 공유하는 소비자 행태를 중단시키고, 2) 광고를 도입하는 등 구독료 외 수익을 늘리고, 3)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면 4) M&A를 통해 신규 수익원을 늘리거나, 또는 매각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줄이기 위해 ‘계정 공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을 통해 유료 가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2022년 11월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2021년 9월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게임산업에 진출했으며, 2022년 3월 핀란드의 ‘넥스트 게임즈’와 ‘보스파이트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 사업이 부진하자 2022년 1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넷플릭스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인수 건이 미국 반독점 규제 당국(연방거래위원회, FTC)에 의해 무산되자 넷플릭스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OTT는 ‘합종연횡’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의 성장성이 정체되고 야심 차게 출범했던 디즈니+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어, 앞으로 OTT 업계는 혼돈 그 자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엔데믹이 일상이 되면서 영화관 사업도 살아나고 있어 OTT 업계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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