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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Apr 22. 2023

넷플릭스, 실적 흐림

하반기에는 성과가 개선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가 지난 2023년 4월 18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수익 증대를 위해 2분기부터 계정 공유 단속 대상 국가를 늘리고, 광고제 요금을 확대하며, 가격 인하 등을 과감하게 실행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엔데믹으로 인한 구독자수 정체 국면에서 비즈니스 모델과 가격 정책 개선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전략이 엿보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게 2023년은 한파로 기록될 듯 싶습니다.


넷플릭스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81억 6,000만 달러(약 10조 7,500억 원), 영업이익 17억 1,400만 달러(약 2조 2,6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로 역성장했습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분기 매출 성장률은 엔데믹이 확연해진 2022년 2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감소했고, 2022년 4분기부터는 5% 미만의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입니다. 2022년 2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역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독자수도 확연하게 정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1분기는 지난 분기 대비 175만 명이 늘어나 시장 기대치인 240만 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022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구독자수가 역성장을 하기도 했으나, 2022년 4분기부터 회복하면서 구독자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인도에서의 가격 파괴와 보다 저렴한 광고 가격의 도입으로 인한 것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을 2023년 2분기부터 더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는 만큼 추가 요금을 부과하면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계획입니다. 과거 시범 삼아 시행했던 계정 공유 유료 요금제를 2분기부터 미국으로 서서히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제한하기 시작한 시점은 구독자수가 줄어든 2022년 1분기부터입니다. 2022년 3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3개국에 계정 공유 유료 정책을 시범 도입했고, 2023년 2월에는 이를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포르투갈로 넓혔습니다. 구독자에게 해당 계정의 기본 위치를 설정하게 하고 추가 요금을 내면 해당 거주지에 거주하지 않는 사용자를 위해 최대 2개까지의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의 요금제입니다.


넷플릭스는 캐나다에서 시범 도입한 계정 공유 유료 방식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시적 해지가 있기는 했으나, 고객들이 새로운 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매출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당초 2023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유저들의 반발로 2분기부터 시행을 확대하는 형국입니다. 이에 투자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실적이 3분기부터 서서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넷플릭스가 고심하고 있는 전략은 광고형 멤버십입니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멤버십의 최대 화질을 풀 HD(1080p)로 높이고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을 2명으로 늘리는 등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광고형 멤버십이 도입된 12개국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계획이라 합니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베이식' 멤버십(한국 기준 월 5500원)을 '광고형 스탠더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최대 화질을 720p에서 1080p로 높이고 동시 접속 가능 인원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면서 더 많은 구독자수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입니다. 이는 최근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형 멤버십을 주로 택하면서,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가격은 매력적으로 하되 기능을 더 좋게 만들어 매력적으로 만들려는 목적이 큽니다. 시장 조사 기관인 미국 안테나에 따르면, 미국 내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중 광고형 멤버십 비중이 2022년 11월 9%에서 2023년 1월 19%로 늘었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광고형 멤버십은 오랫동안 넷플릭스가 회피하던 요금제였습니다. 하지만,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넷플릭스 경영진이 새롭게 도입했고, 기대보다 수익성이 좋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광고 사업을 막 시작하는 사업자로서 광고 영업을 보다 활발하게 하기 위한 타겟팅 기능, 광고주 대상 투명한 성과 공유 기능 강화, 광고주 대상 인벤토리 마켓플레이스 기능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경영진이 꺼낸 마지막 카드는 가격 인하입니다. 넷플릭스는 2023년 2월 유료 고객층이 거의 없는 30개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월 구독료를 최대 50% 인하했습니다. 당시 넷플릭스는 예멘, 요르단, 이란 등 중동 국가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와 중남미,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구독료를 인하했습니다. ‘베이식 요금제’는 최대 50%까지 인하되었고, 그 외 요금제는 17%에서 25%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넷플릭스가 가격 인하를 확대한 배경에는 인도에서의 성공적인 가격 할인 사례 때문입니다. 경쟁사인 디즈니 핫스타가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넷플릭스는 높은 요금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넷플릭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디즈니+ 핫스타의 시장점유율은 40%가 넘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뒤를 이어 현지 OTT 업체인 ‘에로스 나우’가 24%를 차지하고 있었고, ‘아마존 프라임’은 9%로 3위, 넷플릭스는 7%로 4위였습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2021년 12월 인도 시장에서 최대 60% 요금을 인하했습니다. 베이식 요금제(480p)는 4백99 루피에서 1백99 루피로 할인하면서 한화 기준 약 3천 원대가 되었고, 모바일 전용 요금제는 1백49 루피로 한화 약 2천4백 원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넷플릭스로서는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싶어 하지 않았으나,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한 모양새입니다. 어차피 넷플릭스 구독자가 많지 않아 매출 영향도도 적을 테니 밑져야 본전인 셈입니다. 인도와 30여 개 저소득 국가에서 시행 중인 가격 할인은 향후 100여 개 국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 성장률도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 수준의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주가도 4월 18일 실적 발표 이후 4월 19일 3% 하락했습니다. 4월 21일까지 다소 회복하고 있기는 하나, 4월 18일 주가로는 돌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하반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1, 2분기 성과는 그리 좋지 않겠으나 다양한 가격 정책을 2분기부터 시행하니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지 않겠냐는 전망입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이제 막 본격화 단계로 접어든 경기침체입니다. 경기가 위축될수록 비필수재인 엔터테인먼트 소비를 대세적으로 줄여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가 하반기에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누구에게나 얻어 맞기 전까지는 그럴싸한 계획은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넷플릭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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