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리코>
2023년 1월 2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K-드라마의 역사는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수많은 유명 작품들이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스터 션샤인>, <나의 아저씨>, <아스달 연대기>, <사랑의 불시착>, <빅마우스>와 같은 유명 작품을 직접 제작했을 뿐 아니라 대다수 유명 드라마들을 협력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모회사인 CJ ENM의 드라마 제작 사업부가 2016년 5월 물적 분할되어 설립되었고, 2017년 11월 상장되었습니다. 2019년 넷플릭스가 5% 정도의 지분을 투자하며, 2020년부터 3년간 21편 이상의 드라마 제작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웹툰 시장도 개별 작가와 플랫폼 간 계약 중심에서 몇 년 전부터 전문 스튜디오 체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엔씨미디어> 산하의 <디엔씨웹툰비즈>, <레드아이스 스튜디오>, <콘텐츠랩블루> 등 다양한 스튜디오가 유명 작품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의 상위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내외 웹툰 스튜디오를 통한 제작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 가장 유명한 웹툰 중 하나는 <화산귀환>입니다. 동명 웹소설로 유명한 이 작품은 네이버 시리즈에서 웹소설 1위를 기록한 작품이며, 2022년 7월 기준 누적 매출 300억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웹툰화한 회사가 바로 <스튜디오 리코>입니다.
<스튜디오 리코는> 네이버웹툰의 100% 자회사입니다. <화산귀환> 뿐 아니라, <내 남편과 결혼해줘>, <홍천기>와 같은 작품들을 제작했습니다. 2017년 <리코, Life with Content>로 설립된 이 회사는 웹툰 제작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업 확장 사례가 게임 퍼블리싱과 애니메이션 제작입니다. <스튜디오리코>는 현재 3개의 게임을 퍼블리싱하거나 제작하고 있습니다. <유미의 세포들 더 퍼즐>에 이어 웹툰 <고수>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고수: 절대지존>을 론칭했습니다. ‘라인 게임즈’와 협력하여 <여신강림>도 게임으로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웹툰 <연의 편지>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도 계획 중이라 합니다.
앞으로 웹툰이 글로벌화되면 될수록 웹툰 스튜디오는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단적으로 개별 작가 발굴로 유명했던 <네이버웹툰> 조차도 스튜디오 작품을 더 많이 계약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네이버웹툰>의 신작 중 스튜디오 제작 작품수가 개별 작가와의 직접 계약 작품수를 추월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애초에 개별 작가 계약보다 웹툰 스튜디오와의 계약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제 웹툰 업계에서 웹툰 스튜디오의 위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라마 시장에서 플랫폼(TV 채널 등)의 시대가 가고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스튜디오의 위상이 올라간 것처럼 앞으로 웹툰 시장에서도 유명 작품을 쏟아내는 웹툰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입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을 배출한 <디엔씨웹툰비즈>나 <레드아이스>와 같은 스튜디오가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카카오페이지>가 수많은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한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했다면,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네이버웹툰>은 자회사 <스튜디오리코> 등을 통해 스튜디오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웹툰>은 개별 작가들이 만든 스튜디오에도 소액이나마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외모지상주의>로 유명한 박태준 대표의 <더그림엔터테인먼트>가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앞으로 웹툰은 기존 플랫폼간 싸움을 넘어 이제는 스튜디오간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서 <화산귀환>을 웹툰화하고 게임 퍼블리싱과 애니메이션으로 사업 확대를 하고 있는 <스튜디오 리코>의 앞으로의 활동상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