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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19. 2023

중국 빅테크의 부활?

텐센트의 주가 회복은 지속될까?

2023년 2월 1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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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습니다. 텐센트 주가는 2022년 10월 31일, 5년간 최저치인 200.8 홍콩 달러까지 하락했다가, 2월 17일 종가 기준 373.8 홍콩 달러까지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시진핑 정부의 빅테크 규제 속에서 실적 악화를 지속하다 2023년 구정 연휴를 전후로 회복세가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여간은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에게 시련의 시기였습니다. 2020년 10월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정부의 핀테크 규제를 공개 석상에서 비판하자,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빅테크 기업들을 향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는 물론이고 전자상거래, 차량 공유와 온라인 교육 등까지 광범위하게 규제를 시행했습니다.


결국, 경기 침체에 중국 당국의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 상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중단되었고, 중국판 우버인 ‘디디 글로벌’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지 다섯 달 만에 스스로 상장폐지를 선택했습니다. 괘씸죄에 걸린 ‘알리바바’에게는 천문학적인 벌금이 부과되었고, 음식배달업체인 ‘메이투안’은 정부 규제로 배달기사에 대한 처우를 큰 폭으로 개선시키면서 손익이 악화되었습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정리 해고도 수순이었습니다. 텐센트의 2022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줄어든 1,401억 위안으로 발표되었습니다. 2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텐센트는 2022년 2분기 전체 직원의 5%에 해당하는 5,000여 명을 감원했고, 3분기에도 7,000명 넘는 인원을 해고했습니다. 알리바바도 2022년 2분기에만 9,000여 명을 감원하는 등 2022년 상반기에만 1만 3,000여 명을 감원했습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약 1만여 명을 감원하고 있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2022년 2분기 매출이 20% 하락하자, 전체 직원의 3%에 가까운 900여 명을 감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투자계의 큰 손이었던 텐센트는 지분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징둥닷컴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17% 지분율에서 2.3%로 낮추었습니다. 이어, 동남아 씨그룹 (SEA그룹)의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텐센트는 2022년 1월 씨그룹의 주식 1,450만 주를 매각하면서 전체 매각액은 약 31억 달러 (약 3조 8,750억 원)에 이르렀으며, 텐센트의 씨그룹 지분 비중은 기존 21.3%에서 18.7%로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중국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의 지분 1,594억 홍콩달러(약 27조 2,500억 원) 어치를 주주 배당으로 나눠주면서, 텐센트가 보유 중인 메이투안의 지분 17% 중 15.5%를 대거 처분하기도 했습니다.


앤트그룹에서도 마윈의 지배력이 약화되었습니다. 2023년 1월 8월, 앤트그룹이 자사 홈페이지에 ‘회사 거버넌스 지속 개선에 관한 공고’를 게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전에 마윈이 개인 지분 10%와 계열 법인을 통한 지분을 합쳐 의결권 53.46%를 보유해 왔던 것을, 이번 조정을 통해 개인 지분 6.2%만을 행사할 수 있게 조정한 것입니다. 사실상 마윈이 경영권을 상실한 셈입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앤트그룹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자마자, 2023년 1월 9일 중국 금융당국의 수장을 통해 빅테크 규제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궈수칭 중국인민은행 당서기 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관영매체인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 등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규제 완화와 함께 빅테크의 소비 진작 역할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과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끝나가는 현시점에서 중국 빅테크의 부활은 이제 시작일 것으로 보입니다. 텐센트의 최근 주가 회복은 이를 보여주는 전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텐센트의 실적 회복은 위챗(WeChat)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주일 간의 구정 연휴 동안 위챗 사용자들은 약 40억 개의 디지털 홍바오를 주고받았으며, 위챗에서 Douyin보다 연례 새해 동영상을 더 많이 시청했다고 합니다. 텐센트를 위챗을 통해 라이브 쇼핑을 강화하며, 징둥닷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경쟁자와 쇼핑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제액이 늘어날수록 위챗페이의 사업성 역시 강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앞으로 텐센트는 성장에 있어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첫 번째는 중국 당국의 규제입니다. 최근 규제가 완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2년여간의 규제를 통해 중국 당국은 주요 빅테크에 대한 소수 지분을 획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시진핑 정부의 감시, 검열이 강화되며 언제든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습니다. 특히 위챗은 실시간 채팅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시진핑 정부로서도 세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중 간 갈등관계가 고조되면서 해외 자본의 투자가 여의치 않을 경우가 커질 것입니다. 나아가 해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도 큽니다. 미국 정부의 틱톡 규제나 인도 정부의 중국 서비스 차단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 빅테크 기업 간의 AI 등 기술 경쟁입니다. 메이투안은 음식배달에서 차량호출 및 전자 중고품 매장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바이트댄스는 곧 자체 음식 배달 서비스와 위챗과 유사한 메신저를 론칭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바이두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텐센트도 Chat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이두는 구체적으로 2023년 3월 인공지능(AI) 챗 로봇 서비스 ‘어니봇’을 론칭할 것이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바이두를 제치고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선두를 달렸지만, AI에서는 바이두가 어떤 기술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최근 텐센트의 주가 회복은 중국 빅테크 부활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도 경기 진작을 위해 빅테크를 소비 촉진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중국 빅테크의 행보에 중국 정부 당국의 움직임이 새롭게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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