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팬 소통의 가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SM엔터 계열사인 ‘디어유’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SM엔터는 2월 26일 공시를 통해 "당사가 지난달(1월) 20일 발표한 내용 중 하나인 비핵심자산 매각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 다만, 매각 대상으로 언급된 자산 중 하나인 디어유의 경우 현재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디어유’의 주가가 상승 중인 이유도 하이브, 카카오 어느 쪽이 SM엔터를 인수하든 디어유에게는 호재라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어유는 ‘디어유버블’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어유버블은 팬들이 원하는 아티스트에게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게 하는 팬덤 커뮤니티 서비스로, 기존의 네이버 V-라이브, 하이브의 위버스와 유사한 경쟁 서비스입니다. 최근 디어유버블에 아티스트를 빠르게 영입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팬덤 구독자층이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디어유는 2021년 말 254명 아티스트를 보유하던 것에서 2022년 말 기준 72개 에이전시에서 129개의 팀, 372명의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혀 1년 만에 100명이 넘는 아티스트를 증가시켰습니다. 구독자수도 2021년 말 112만 수준에서 2022년 말 기준 164만 명이 넘는 구독자수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디어유는 2022년 최초로 흑자 전환되었습니다. 디어유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잠정 매출은 492억 원, 영업이익은 163억 원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당기 순이익 기준으로는 2022년 최초로 164억 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고성장 추이에 힘입어, 디어유는 유니버스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월 17일 유니버스가 공식 종료되고 디어유로 흡수되면서, 대형 아티스트인 더보이즈, 아이브, 여자아이들이 디어유로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국내 팬덤 커뮤니티는 하이브의 위버스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어유가 양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디어유는 2023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디어유는 일본 최대 규모 엔터∙팬덤 서비스로 알려진 엠업홀딩스(m-up holdings)와 JV 설립을 통해 ‘bubble for Japan’을 론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엠업홀딩스는 IP 300팀, 유료 팬클럽 회원 수 200만 명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 향후 디어유와의 시너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JV는 m-up홀딩스 51%, 디어 유 44%, 기타 5%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디어유는 해당 JV에 기술적 지원과 수익 분배 및 로열티, 지분율에 의한 지분법 이익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엠업홀딩스에는 일본의 MZ세대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묭(Aimyou)’, 국민 록밴드로 유명한 ‘글레이(GLAY)’, 일본의 독보적인 팬덤을 구축한 AKB 자매그룹 SKE48, NMB48, STU48 등 일본 초대형 아티스트들을 보유하고 있고, <프로듀스 101> 일본판 출신 그룹으로 INI, JO1 등이 입점해 있습니다. 트와이스(TWICE), 있지(ITZY) 등 국내 아티스트도 입점해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디어유는 밝히고 있습니다.
디어유로서는 하이브, 카카오 어느 쪽이 SM엔터를 인수하든 나쁠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하이브가 인수한다고 하면, 하이브와 YG의 아티스트가 입점할 수 있어 IP가 확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K팝 팬덤 플랫폼이 위버스와 디어유로 평정할 수 있습니다. 위버스가 V라이브를 흡수 합병했듯이, 디어유 서비스를 합병하며 기업 가치 관점에서는 더 커질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입니다. 반대로 카카오가 인수한다고 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활발하게 입점할 것이며, 국내에서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어유는 ‘아티스트-팬과의 소통이라는 가치’를 놓고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더 노력할 것입니다. SM엔터 인수전은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라는 명분’을 놓고 치열하게 진행 중입니다. 3월 주총을 통해 결론은 일단락되겠으나, 결국 더 중요한 점은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를 어떻게 더 많이 발굴하고, 아티스트와 팬과의 소통을 어떻게 더 활발하게 만들 것이냐 일 것입니다. 하이브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아티스트-팬 소통을 원활하게 한 위버스에서 왔듯이, SM엔터에서도 디어유는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SM엔터 경영진이 공시를 통해 디어유 매각이 계획에 없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