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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19. 2023

웹툰과 K팝 결합의 셈법

신선한 시도 vs. 무리한 상업화

2023년 2월 1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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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웹툰을 연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K팦의 후광효과에 차세대 한류로 각광받는 웹툰이 결합되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 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세계관 확장이 오히려 팬들에게 반감을 불러일킬 수 있다며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시작은 네이버웹툰의 <화양연화>였습니다. BTS 소속사 하이브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한 서사에  네이버웹툰 자회사 리코가 각색과 제작을 맡아 제작되어, 2019년 1월 론칭해서 4월까지 15화까지 연재되었습니다. BTS의 앨범을 사면 들어있는 ‘더 노트’의 내용을 웹툰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팬들로서도 앨범에 있던 글로 되어 있는 내용을 웹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 9점대 이상의 평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네이버 x 하이브의 ‘슈퍼캐스팅’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2022년 1월을 기점으로 BTS, 엔하이픈, 투바이투 등의 아티스트를 소재로 한 웹툰이 제작되어 발표되었습니다. 먼저 1월 15일 BTS를 소재로 한 <7 FATES: CHAKHO(세븐 페이츠: 착호)>가 론칭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 전통 설화와 단군신화 속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를 소재로 BTS의 7명의 멤버들을 캐스팅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착호 시리즈가 공개된 직후 아미(BTS 팬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웹툰 서서와 BTS 멤버 간 관련성이 너무 떨어져 BTS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는 논란이 잠잠해져, 연재 초반 7~8점대에 머물렀던 독자 평점도 현재는 9.5점 내외를 유지 중입니다. <착호>의 OST를 BTS가 직접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세븐페이츠: 착호, 출처: Webtoons.com>


엔하이픈 소재의 <다크문: 달의 재단>은 2022년 1월 16일부터, 투머로우바이투게터 소재의 <별을 쫓는 소년들>은 1월 17일부터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개 웹툰 모두 초반 회차에서 평점이 좋지 않다가 최근 회차로 들어서면서 평점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처음에만 하더라도 K팝과 K웹툰 결합이 낯설었고, 또 다른 K팝 그룹 상품으로 인식한 팬들의 피로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나, 이후에는 확실히 웹툰이 또 다른 창작물이라는 개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버추얼 아이돌을 소재로 한 웹툰도 나오고 있습니다. ‘메이브’는 넷마블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입니다. 2023년 1월 데뷔 준비를 하면서 웹툰화를 동시에 기획하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2월 20일 웹툰이 론칭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웹툰이 타 장르에 비해 많이 활용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 비용과 비교적 손쉬운 글로벌 시장 진출 때문입니다. 최근 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6억에서 많게는 30억 원대까지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웹툰의 회당 제작비는 몇 천만 원 수준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웹툰 플랫폼이 다양한 언어로 확장되어 있어, 글로벌 팬들을 손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특히 웹툰 플랫폼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1020 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고 있어, K팝의 팬들을 공략하기도 용이할 것이라는 특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대형기획사들 주도로 K팝과 웹툰을 작위적으로 연결하면서 팬들의 피로도만 높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앨범 내 가사를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엮는 것은 세계관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팬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나, 음악과 별개의 세계관으로 무분별하게 확대할 경우 사실상은 관련 없는 IP를 엮는 상업적 의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K팝 팬들의 팬심을 자극한 일시적 즐길거리를 만들 수 있겠으나, 거기서 그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웹툰과 K팝의 연계는 이제 시작입니다. 하이브와 네이버웹툰의 협업으로 2022년부터 본격화된 이 시도는 아직 성공 여부를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화가 이제 대세가 되었다면, 웹툰과 K팝의 결합은 아직 검증해야 할 요소들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웹툰-드라마 연계가 이루어졌다면, 웹툰과 K팦의 연계는 스토리보다는 아티스트 자체 ‘IP’가 연계의 중심점이라 이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계시킬지도 관건입니다. 아티스트나 그룹의 ‘세계관’을 ‘스토리’의 중심으로 잡았다고는 하나, <착호> 사례에서 보듯 사실상은 관련이 없는 연계일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포맷의 확장 자체보다 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세계관’의 연결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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