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의 숙명
이번에는 영국입니다. 영국 정부는 3월 16일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며 '틱톡' 사용을 정부기관에서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올리버 다우든 내각부 장관은 정부 각료와 공무원들 기기에서 틱톡 앱 사용을 즉시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틱톡이 사용자 연락처와 위치정보를 유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다만 이번 조치는 공무원 개인이나 일반 개개인의 스마트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틱톡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에 이어 이제 영국 공공기관에서 퇴출되면서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틱톡이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겼는지는 밝혀진 바 없습니다. 과도하게 정부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도 밝혀진 바 없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중국 회사인 바이트댄스에게 정보를 요구할 경우, 이를 넘길 수 있다는 강한 우려가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트댄스 창업주의 지분을 미국 자본에 매각하라고 강요하고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퇴출될 것이라 통보했습니다.
정보 유출과 관련되어 그나마 신빙성 있는 의심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통해 미국 언론인들을 감시했다는 의혹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자사 직원이 틱톡으로 버즈피드, 파이낸셜타임스(FT) 소속 기자들의 위치를 사찰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직원들을 해고했다고 2022년 12월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해당 기자들이 바이트댄스 내부 정보에 대한 폭로성 보도를 이어가자 이들이 혹시 바이트댄스 관계자와 비밀리에 접촉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바이트댄스는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통해 개인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현재 수사 중인 이 사건을 통해 틱톡의 과도한 정보 수집 및 유출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 사실로 밝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통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면,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틱톡은 희생양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바이트댄스는 각국 정부의 우려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으나, 정보 유출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로서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선 모양새입니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산 셰인, 테무 등의 서비스는 중국과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수행 증입니다. 셰인은 본사를 중국 광저우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고, 테무의 웹사이트에서는 테무를 중국과 연결시킬 수 있는 단서조차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나빠질수록 이들 서비스들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쇼핑서비스인 셰인, 테무로서는 배송정보, 결제정보 등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미중 관계를 고려해 볼 때, ‘메이드 인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