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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Apr 15. 2023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맥스’

야심 찬 계획이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2023년 4월 16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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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er Bros. Discovery(WBD)가 통합 OTT 서비스인 ‘Max’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 12일 공식 행사에서 WBD는 기존 HBO Max에 Discovery+ 콘텐츠가 통합된 ‘Max’를 5월 23일 미국에서 처음 출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리고 매달 평균 40개 이상의 새로운 타이틀과 TV 시리즈를 출시할 것이라 약속했습니다.


Max는 세 가지 가격 옵션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두 개의 서비스 가격은 기존 HBO MAX와 일치하며, 세 번째 가격 옵션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Max Ad-Lite ($9.99/월 또는 $99.99/연간): 동시 스트리밍 2개, 1080p HD 해상도, 오프라인 다운로드 없음, 5.1 서라운드 음질

Max Ad Free ($15.99/월 또는 $149.99/연간): 동시 스트리밍 2개, 1080p HD, 최대 30개의 오프라인 다운로드, 5.1 서라운드 음질

Max Ultimate Ad Free ($19.99/월 또는 $199.99/연간): 동시 스트리밍 4개, 최대 4K Ultra HD 해상도, 오프라인 다운로드 100회, Dolby Atmos 음질   


WBD는 Max에 "왕좌의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다크 나이트"와 같은 프랜차이즈를 출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 이후 출시하는 영화는 극장 개봉과 함께 Max Ultimate에서 4K UHD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HBO를 제외하고 ‘Max’로 단순 브랜딩한 이유를 회사는 보다 다양한 고객층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습니다. HBO가 지난 50여 년간의 역사 동안 다양한 성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으나,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에는 해당 브랜드가 적합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양한 다큐와 콘텐츠를 담기에도 HBO는 걸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It’s on Max’처럼 단순하고 강력한 브랜딩 차원에서 줄였다고 회사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MAX에는 디스커버리 채널 외에도 HGTV, Food Network, TLC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될 것입니다. Max로 서비스를 변경하기로 하면서 WBD는 2023년 초 max.com에 대한 도메인 권리도 확보했습니다.


다만, Max가 출시되더라도 Discovery+는 당분간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 포함 월 $4.99, 광고 없이 $6.99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Max의 높은 가격에 불만을 가질 기존 고객을 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Max의 꿈은 당연히 시장을 선도하는 OTT 서비스가 되는 것일 것입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WBD는 HBO Max, Discovery+ 및 기타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9,610만 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가 2.3억 명, 디즈니가 1.6억 명인 것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WBD가 당면해 있는 최대 과제는 수익성입니다. 미국 주요 엔터테인먼트 회사 5개 중 2022년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컴캐스트, 디즈니,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영업손익이 흑자인 반면, WBD는 2022년 -2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2022년 영업이익률 18%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준입니다.


Warner Brothers Discovery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2022년 4월 8일에 43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의 합병 계약으로 탄생한 회사입니다. 합병 당시 할리우드에 새로운 거인이 생겼다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문제는 대규모 부채입니다. 2022년 말 WBD의 대차대조표에는 무려 495억 달러(약 64조 원)의 총부채가 기록되었습니다. 해당 부채는 현금 39억 달러(약 5조 원)의 12.7배 수준이며, 2023년 4월 14일 시가총액 335억 달러(약 43조 원)의 1.5배 수준입니다. 2022년 WBD는 총 23억 달러(약 3조 원)의 이자 비용을 지불했으며, 이는 조정 EBITDA의 25%에 해당하는 비용이었습니다.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WBD는 2022년 광범위환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천여 명 넘는 정리해고뿐 아니라 영화나 TV 시리즈 취소 등 콘텐츠 제작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최우선으로 줄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연간 30억 달러(약 3.9조 원)에 해당하는 비용 절감을 공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비용 절감은 합병 이후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WBD는 CNN의 뉴스 스트리밍 OTT 서비스인 CNN+를 중단하고, 당시 CNN의 최고재무책임자인(CFO)인 브래드 퍼러(Brad Ferrer)를 해고했습니다. 이어 8월까지 1천여 명을 정리해고 했고, HBO 맥스 70여 명을 추가 해고하기도 했습니다. 촬영 막바지에 접어든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 짜리 대작 ‘배트걸’을 취소했습니다. 다른 HBO맥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등의 제작을 잇달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2022년 11월에는 영화 부문에서 어닝쇼크가 발생하면서 영화부문에서 최대 10%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존 비용 절감 계획 30억 달러에서 35억 달러(약 4.5조 원)를 절감하겠다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3분기 사업 실적은 월가의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


2023년 1월, WBD의 경영진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2023년 여름 정도에 출시할 것으로 밝혔던 Max 출시를 5월로 앞당겼습니다. Max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그리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4월 11일 14.93불에 마감했던 주가가 발표 당일인 4월 12일 14.06불로 6% 하락하고, 14일에는 13.78불로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와 엔데믹의 상황 속에서 OTT 서비스의 성장세는 정체되거나 꺾이고 있습니다. 뒤늦게 통합 OTT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힌 WBD의 계획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입니다. 결국은 양질의 콘텐츠가 핵심 경쟁력이라 Max가 새롭게 출시할 오리지널 콘텐츠가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들여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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