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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Apr 22. 2023

버즈피드 뉴스 철수의 의미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온라인 미디어

2023년 4월 2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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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전 세계 방문자 1위를 기록한 버즈피드 뉴스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버즈피드 설립자이자 CEO인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4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더 이상 버즈피드 뉴스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뉴스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습니다.


2011년 시작된 버즈피드 뉴스 서비스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온라인 미디어의 선구자로 평가받습니다. 버즈피드가 지향한 콘텐츠 제작 방식은 ‘공유’였습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들이 공유를 많이 할 만한 기사를 제공해서 인기를 끄는 방식이었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하는 몇 가지 방식’, ‘~을 해야 할 몇 가지 이유’와 같은 콘텐츠의 유행을 선도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가 가볍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2021년에는 중국의 인권 탄압을 심층 보도하여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뉴스 사업 철수로 버즈피드 전체 1,200여 명의 직원 중 60여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별개로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120여 명의 직원들에 대한 조정 계획도 있는 것으로 보여 버즈피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15% 인원을 정리해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즈피드 뉴스 서비스 종료는 빅테크에서 시작된 감원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알파벳, 메타는 엔데믹과 경기침체로 온라인 광고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구조조정을 시작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던 버즈피드로서도 이 영향을 피해 갈 수는 없었습니다. 조나 퍼레티 CEO는 그동안 수익성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부분을 후회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구조조정을 시작한 온라인 미디어사는 버즈피드뿐만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바이스(Vice)는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할 경우, ‘Vice World News’ 서비스를 종료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 미디어 대기업 액셀 스프링거(Axel Springer)가 소유한 인사이더(Insider)는 이미 직원의 10%를 해고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복스 미디어 (Vox Media)는 2023년 1월 전체 인력의 7%인 130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도 4월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던 사업자들은 사실상 과거 몇 년 동안 계속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고객 유입을 전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통한 광고 수익에 의존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한때 ‘마약배게’로 SNS대란템을 만든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실적 악화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2022년 매출은 약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습니다. 2022년 영업손실은 -46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도 4년 만에 3,000억 원에서 1,000억 원대로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버즈피드가 뉴스 사업을 철수하는 것만으로 버즈피드가 회생할 수 있을까요? 조나 퍼레티 CEO는 버즈피드 뉴스를 종료하는 대신 2020년에 인수한 허프포스트를 뉴스 사업의 핵심으로 키울 것이라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버즈피드의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4월 21일 주가는 67센트로 뉴스 사업 철수를 발표한 4월 20일 주가 대비 11%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고, 아이폰 1세대가 2007년에 출시되면서 세상은 새로운 모바일 소셜 트렌드를 만들어갔습니다. 그 트렌드에 부흥했던 사업이 소셜 콘텐츠와 소셜 커머스였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이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 관성적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23년 경기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기존의 관성적 트렌드에 균열이 커지고 있습니다. 빅테크가 대대적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온라인 저널리즘의 한 시대가 저물면서 냉혹한 현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다음의 트렌드가 무엇일지 상상하기에는 이른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사업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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