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가르쳐준 성숙함
해가 질 때면 달을 기다린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달 뜨길 기다린다.
매일 뜨는 달… 매일 밤 내가 어디에 있어도 밝은 빛으로 지켜주는데,
애타게 애타게 달을 기다리는 마음.
이럴 때나 저럴 때 항상 버팀목이 되어주는 언니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저녁시간 외출을 즐기진 않지만
“잠깐 나올래?” 언니의 목소리가 너무나 포근했다. '잠깐 나올래?' 에 스며들어 있는 포근함을 더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언니는 가족과 함께도 좋지만 혼자의 고요한 시간이 너무 좋다고 했다.
문득, 나는 '어떻지?' 생각해 보니 난 여전히 가족과 함께 바퀴벌레처럼 덕지덕지 붙어있을 때가 좋다.
그래서 기다린다. 매일 기다린다. 이미 결혼으로 묶여있는 남편을, 매일 다가오는 딸을, 내 마음을 포근히 어루만져주는 친구들을. 그들의 사랑을 차고도 넘치게 받았다. 그런데도 내 마음은 아직도 기다린다.
매일 뜨는 달이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좋아졌다. 좋아하다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그러면서 달은 나의 밤 친구가 되었다. 대화하듯 마음에 들어와 앉아있다. 그런 달인데도 매일 밤 기다린다.
나는 엄마에게서 기다림을 배웠다.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던 엄마는 매일 나를 기다리게했다.
“잘 놀고 있어. 금방올께."
엄마는 "돌아올께"를 말하는 거였었다. 하지만 나는 "금방"을 기다렸다.
꼬마아이는 잘 놀 수가 없었다. 엄마는 금방 올테니까.
나는 ‘금방’ 을 기다린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곧 오겠지. 금방은….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금방 뜰 달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