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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lturing me Apr 23. 2024

사랑하는데, 결혼생활이 왜 어려울까?

한때의 어려움을 회피하려다 점점 더 어렵게 만드는 인생.

우리가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결혼이라는 선택일지 모른다. 외로움에 눌려 혼자 버텨내기 힘들 때, 상대에게 마음을 빼앗긴 공황상태를 사랑이라고 착각할 때,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변의 압박에 굴복해서 필사적으로 짝을 찾을 때 우리는 결혼을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결정행위에 그 중요성의 무게만큼 이성과 판단력을 동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결혼의 주체이자 결혼 상대의 파트너인 ‘나’에 대해서 과연 나 자신은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잘 모르는 나 자신에 대한 결정을 내가 하고 있지는 않은가? 결국 결혼이라는 결정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나 자신에 대한 깨달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가 누군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성격이 진짜 내 성격인지, 성향과 취향을 파악하고 잘 알아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주로 배우고, 익히고, 살피고, 자신을 어필하고, 자기의 자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지만,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쩔 때 예민도가 올라오는지, 언제 슬퍼지는지, 유난히 기분 나쁘게 들리는 말이 무엇이지, 감수성은 어제 건드려지는지 등을 알려면 많은 다양한 시도와 경험이 필요한데, 급속한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다양성과 내면의 도토리를 찾기 위한 시간적 물리적 투자를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사람의 내면엔 보이지 않는 엉킨 매듭들이 있다. 보이지 않으니 풀 수가 없는데, 두 사람이 각자의 엉킨 매듭을 가진 채로 만났다고 상상해 보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을 때는 서로의 매듭의 존재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결혼과 같이 친밀한 관계가 되면 그 매듭은 서로 더 얽히게 된다. 그러다가 더 엉켜 풀 수 없을 정도가 되면, 결국 잘라내는 수밖에. 하지만 결혼이 뭉쳐있는 매듭을 풀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매듭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더욱 어색한 자신을 만들어 가게 된다.

 

“괜찮아질 거야, 애기가 생기면 나아질 거야.”  그래서 가정을 더 크게 꾸리기도 한다. “살다 보면 다 똑같아. 내가 뭘 잘못했을지도 모르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지”하면서 자신을 더욱 열심히 학대한다.  “술을 조금 덜 마시면 돼, 짜증 내는 성격을 고치면 될 거야.” 등으로 문제를 점점 축소하고 회피한다. 마음을 위안하는 것으로 회피하며 괜찮아질 거라고 믿어버린다.


그런 믿음은 하루하루를 지나 몇 년이 되고, 결국 자신이 만든 가짜가 인생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녀 간의 사랑만으로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에서 벗어나 조금 더 확장된 사고로 결혼을 바라봐야 한다. 결혼 이전에 각자 내면의 매듭 풀기를 먼저 하는 것이 건강한 결혼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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