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것만큼 배고픈 사람은 없다.
"XX 신랑 바람 폈대?"
“그래? 맘이 상했을 텐데, 관계가 잘 유지될까?”
"다신 안 피겠다고 해서 그냥 살기로 했대."
배우자가 바람피운 걸 용서하는 게 더 힘든가? 아니면, 결혼생활을 깨는 게 더 힘든가?
둘 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너무 사랑해서 따로는 못살겠다고 결혼해 놓고, 왜 바람을 피우게 되는 것일까? 이것은 많은 이들의 흥미로운 논쟁거리다. '사랑의 기술'을 쓴 에리히 프롬은 엔도르핀의 유효기간이 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년이 넘어서야, 사랑은 몽글몽글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저절로 용서되고 수용하는 감정’이라는 비밀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의 중심에 이런 사랑이 자리 잡으면 삶이 자유해진다는 것을 믿는다. 때문에 2년여간의 유효기간이 다하면 남녀 간의 사랑은 끝난다는 절망적인 말에 찬성하지 않는다. 2년의 유효기간에 끝난 사랑이라면 그들은 가슴으로 사랑한 게 아니라 섹스를 했을 것이다.
가슴으로 하는 진실한 사랑, 누구와 해 봤나요?
아이를 낳은 사람은 모두가 저절로 ‘엄마’가 된다. 하지만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엄마는 의외로 많지 않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과 가슴으로 사랑하는 것은 다르다. 또한 과잉보호는 아이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는 게 아니다. 엄마가 자신의 엄마로부터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내리사랑'이라는 사랑은 내려가지 않는다.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해도, 그 결핍을 다른 가족을 통해 채우며 건강히 자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핍을 채우지 못하고 성인이 된 경우에는 자신이 ‘배신을 당했다’는 무의식이 작동한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고 하지 않았나. ‘배신당했다’는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배우자에 대한 배신으로 보상받으려 한다. 자신이 당한 배신의 경험을 '외도'라는 행위로 아내(혹은, 남편)에게 갚아 버리고 싶은 무의식인 것이다. "아내가 나를 무시해서 다른 여자를 만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만나는 여자는 저를 편안하게 해 줘요.” 과연 그럴까? 머지않아 그 남자는 공허함을 채우려고 또 다른 여자를 찾을 것이다. 옛말에 바람을 안 피우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피는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바로 정서적 결핍 때문에 외도하는 경우에 대한 표현이다. 이는 성적 욕구를 해결하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며 더 위험하다. 끊임없는 릴레이.
그러면 도대체 바람은 언제쯤 멈출까? 멈출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아무리 여러 명의 상대를 만나본들 내 마음이 달라진 게 없는데 무슨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대상이 바뀔 때가 아니라 자신이 바뀔 때이다.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는 변화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될 때 마음의 공허함은 사라진다. 공허함이 사라지면 결핍을 채우려고 대상을 찾지 않아도 된다. 아기가 걸음마하듯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가 보자.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랑의 씨앗을 갖고 있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이 메말라 있다면 스스로 싹을 틔워보자.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본인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사랑은 싹을 틔운다. 내면에 사랑이 메말라있으면 상대가 사랑을 준다 해도 왜곡, 의심이나 질투로 둔갑하기 때문에 사랑을 건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면 남의 사랑을 구걸하지 않아도 크게 외롭지 않다. 인생에 큰 파도가 몰아쳐도 견딜만하다. 상대를 마음 깊이 사랑하고 단점도 수용하고 안아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관계도 편해진다. 돈이 없어도 마음이 풍요로운 부자다.
남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것만큼 배고픈 자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못 받는다고 느끼면 음식이나 쇼핑으로 허기를 채우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랑의 샘물은 바로 내 가슴에 있다. 사랑에 목마른 자여, 내 마음속 사랑의 샘을 찾아보자. 갈증은 해결되고, 바람도 이내 멈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