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인격장애 1
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삶의 질과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현대사회의 발전으로 인해 편리함을 추구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예측하지 못했던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문제, 환경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는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닌 인간의 내면 속에 성격장애라는 것으로 살포시 들어앉아있다. 마음속에서 이러한 전쟁 같은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면 어떻겠는가?
마음을 책임져주는 양질의 감정은 안정감인데, 마음에 안정감이 없다면 모든 게 평화로운 나라에 살고 있을 지라도 삶의 질은 현저히 낮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인격장애 중에서 경계선 인격장애라는 것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이것은 편집증, 반사회성, 나르시시즘의 성격이 복합적으로 서로의 경계선상에 걸쳐있는 장애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충동성으로 제어되지 않는 감정의 폭발이다. 안정되지 않는 감정을 견딜 수가 없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쇼핑을 하거나, 폭식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히스테리로 주변인에게 피해를 준다. 또한, 잘 지내던 관계를 갑자기 단절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행동으로 상대를 헷갈리게 하기도 한다.
코드가 안 맞거나 싫었으면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을 텐데 너무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불편하고 싫어진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자기 마음 안에 있는 분노가 건드려지는 건 줄 모르고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고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믿어버린다. 그래서 일차원적인 방어로 상대를 차단한다. 이는 단순하지만 그들에겐 자신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하지만 정말 끊어내야 할 것을 끊어내는 게 아닌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을 끊어낸다면 상황의 전개는 어떻게 될까? 점점 더 외롭고 공허함에 고립될 것이다. 관계에서 마음이 불편하다면 자기 마음만 느끼면 된다. "그 사람이 나를 화나게 했다니까요!" 그러면 '그 사람' 은 빼고, 자신이 그 상황에서 왜 화가 났는지 느껴보자. 자기감정을 알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도, 자기의 진짜 감정을 모르기에 상대방의 행동에 집중해 상대만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게 된다. 누군가 당신을 화나게 혹은 기분 나쁘게 했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화가 났네/ 내 기분이 나쁘네'가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자신이 화가 난 것을 인지 할 수 있어야 왜, 어떤 일에 자주 화가 나는지 알게 되고, 뾰족해져 있는 자기 마음의 원인을 파악했을 때 비로소 팽창된 풍선에 바늘을 꽂아 분노의 바람을 뺄 수가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싫은 사람이 많아질 경우엔 공통분모인 본인의 마음에 불이난 것이다. 상대의 눈빛, 말투, 행동에 의해 마음이 태풍처럼 흔들린다면 본인의 마음의 추가 아주 작고 약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공격받고, 인정받지 못해서 언젠간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먼저 분노하고, 공격하고 관계를 단절해 버리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음엔 이상화시켰다가 나중엔 평가절하 시킨 그 사람은 결국 동인 인물이다. 경계선 인격장애인은 인식체계가 없기 때문에 100점을 줬던 사람에게서 단점이 발견되면 80-90점을 주는 것이 아닌 바로 0점으로 깎아내린다. 그리곤 상종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 관계를 단절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오늘의 베프를 내일의 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유이다. 참으로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계선 인격장애 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