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도 성장한다.
보이후드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2015 Critics’ Choice Move Awards, Best Picture 수상소감으로, 담담하게 자신의 어린 시절 누나와 같이 이혼 한 부모님 때문에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생활의 경험으로 보이후드를 만들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러한 삶이 실패하고 망가진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은 서로를 보살피고 지지하는 것이며, 삶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Life doesn’t give you perfect)라고 했다. 이 영화는 Coldplay의 “Yellow”로 시작해서, 소년이 부모 곁을 떠날 때 Family of the year “Hero” 로 끝나는데 이 또한 영화의 감동을 더해주었다.
[영화 기본 정보]
제목: 보이후드 Boyhood (2014년)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퀘트,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내용: 6살에서 18살이 되기까지, 한 아이의 성장기가 여기 있다. 숱한 매일의 작은 티끌이 모여 어느새 어른이 되는 아이. 실제 같은 배우들과 12년에 걸친 영화 촬영을 이어가며 한 소년의 성장과정을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린 이야기 (넷플릭스 소개)
그 어느 영화보다 넷플릭스 소개 글이 좋았던, 보이후드는 2002년부터 12년간 매해 일정 기간에 같은 배우들이 만나서 한 소년의 성장기를 찍은 매우 실험적인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소년뿐만이 아니라, 그의 엄마, 아빠가 아닐까 싶다. 특히 메이슨(소년)의 양육권을 가지고 있던 엄마의 12년 또한 이야기의 중심이었고,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는 그 해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아빠를 사랑하지만 같이 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던 엄마는 아이들의 양육과 미래를 위해, 대학 편입을 하고 교수가 되지만, 그녀가 선택한 두 번째 남편 또한 큰 상처를 가지고 헤어지게 된다. 아빠는 비록 같이 살지 않지만,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아이들하고 형식적인 친함이 아닌, 자연스러운 관계를 형성하고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에게 “준비가 안된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된 어려움”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항상 “콘돔”을 준비하라고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마치 엄마의 마음으로 메이슨이 바르게 성장하기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똑 부러진 누나에 대한 걱정은 하나도 없이 말이다. 아마도 사맨더(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A+를 받는 아이였기 때문인 것 같다. 솔직히 성적과 성장의 상관관계가 동일하지 않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의 바른 성장을 성적이라는 정성적인 기준으로 가치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안정적이지 않은 주거환경(??), 새로운 가족의 생성과 새롭게 친해져야 하는 친구들…. 이러한 변화에 항상 불안정한 눈빛을 가졌던 소년은 어느덧 성장해서 변화를 담당하게 받아들이는 과묵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알고 있는 소년의 눈빛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우리 엄마도 나만큼 헤매면서 살고, 성인에게도 삶은 힘든 것이다.”라고 말한다.
보이후드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메이슨이 대학을 가기 위해 집에서 나올 때로, “결국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는 거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고, 교수가 되고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가고, 이제 남은 것은 내 장례식뿐이다. 난 그냥 뭐가 더 있을 줄 알았어.”라고 말하고 우는 엄마의 장면을 꼽는다. (그 장면 이후 “HERO”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면서, 메이슨은 대학교로 향한다.) 아이의 성장 과정과 함께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온 엄마의 쓸쓸한 독백이 사람들의 마음에 더 남은 것이다. 그리고 메이슨은 처음 만난 대학 친구와 “순간을 잡는 것이 아니라,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으로 시간은 영원한 거고, 순간은 늘 바로 지금이다”라고 말한다.
비포 시리즈의 감독이기도 한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일상적인 대사와 그 속에서 오는 간단하지만 삶의 정수를 전달하는 법을 아주 잘 아는 것 같다. 삶이란 매우 거창해서 큰 꿈을 가지고 정말로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지만, 삶에서 자아에 대한 사랑과 이해,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사람 들과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솔직하게 전달하는 감독이다.
“괜찮아, 사랑이야” 드라마에서도 인상적이었던 “HERO”가, 보이후드에서도 아주 인상적으로 사용되었다.
Family of the year "HER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나를 내버려 두세요 나는 당신의 영웅으로 자라고 싶지도 않고
I don't wanna be a big man I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다른 사람들처럼 티격태격 자라고 싶어요.
Your masquerade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퍼레이드에서는 누구든 다른 사람들처럼 하면 되는 거예요.
While holding down A job to keep my girl around
힘이 들 때면 내 여자 친구를 보호해주면 되고요
And maybe buy me some new strings And her a night out on the weekend
그녀를 위해 새 기타 줄을 사주면 되고, 주말 밤에는 그녀를 데리고 놀면 됩니다.
And we can whisper things Secrets from our American dreams
아메리칸드림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보통 아이들처럼 서로 속삭이기도 합니다.
Baby needs some protection But i'm a kid like everyone else
어린 아기는 엄마의 보호가 필요하듯이 나도 보통 아이들이나 똑같은 아이랍니다.
S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o
그러니 날 내버려주세요. 나는 당신의 영웅으로 자라고 싶지 않고
I dont' wanna be a big man I just wanna fight like everyone else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티격태격 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