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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정웅 May 25. 2019

뚫린 문

맥을 집어 주는 사람

인생의 길에서 많은 문을 거쳐가게 된다.

그 문들에는 생각보다 단단한 잠금장치들이 되어 있지 않아서 슬쩍 어깨로 밀거나 문지방만 넘어 지나가면 되는 경우가 많다. 자물쇠 구멍을 비밀열쇠를 찾아서 따고 들어가거나 암호를 풀어 지나가는 열쇠나 암호는 문 앞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전 문을 통과하여 지금 만나는 문에 이르는 길과 과정에 답이 있다.

길을 지나오는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문 앞에 다다라서 열쇠를 찾으려고 하면 열쇠를 찾기가 힘들거나 찾아서 열고 들어갈 수 없다.

다만 가끔씩 황금열쇠를 지니고 문에 다다랐는데도 열쇠구멍을 찾지 못해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맥을 집어 주거나 길을 열어주 는 사람의 도윰이 필요하기도 하다.

보통 이런 사람들을 막힌 데를 뚫어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사장에서나 쓸 법한 콘크리트를 뚫는 것 같은 기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간단한 몇 마디 말과 손짓으로 방향과 열쇠구멍이 있는 위치를 알려 줄 뿐이다.

맥을 집어 주는 사람이 꽉 막힌 콘크리트도 뚫어 줄 수 있을 것처럼 말하거나 문을 지나가야 하는 사람이 그렇게 믿을 때는 문을 지나가기는 커녕  사고가 생기거나 큰 실망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이번 문에서 다음 문으로 가는 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다음 문에 다다랐을 때 맥을 집어주며 길을 뚫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평안하게 인생의 길을 걸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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