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정웅 Jun 18. 2019

때려붓기

담지 못한다

'붓다'라는 단어에는 '액체나 가루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등의 뜻이 있다.

콸콸 물이나오는 수도꼭지 밑에 양주잔을 놓고 물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한참 시간이 지나서 양주잔을 빼서 보면 물이 가득차지 못하고 반만 차거나 거의 차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물을 때려 붓는다고 그룻에 물이 차지는 않는다. 그것은 시간이나 양에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수압이 높으면 높을수록 덜 찬다.

양주잔을 수도꼭지 밑에 아직도 놓아두었다면 물이 콸콸 떨어질때가 아니라 수도꼭지를 슬그머니 잠글때 수압이 낮아지고 내려오는 수돗물의 양과 속도가 느려지면서 비로소 양주잔이 가득차게 된다.

부모나 상사들은 때로 아이들이나 직원들을 잘 가르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때려 붓는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대. 왜냐하면 받아서 담을 그릇이 아직 충분히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쫄쫄쫄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곳에 비해 많은 양의 물을 한꺼번에 때려붓는 곳이 어떤 때는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당한 양의 물을 적당한 속도로 부을때 물은 보다 효율적으로 잘 담겨질 수 있다. 그렇게 하면 그 잔을 가득채우고 순차적으로 다음 더 큰 잔을 채울 시간이 더 빠르게 온다.

처음에는 작은 찻잔에 찻물을 조심스럽게 채워가면 나중에는 큰 물탱크에도 물을 콸콸 자신있게 담을 수 있는 찬스가 생긴다.


작가의 이전글 발란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