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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부인

by 구정웅

저는 맛이 낮고 저의 부인은 맛이 높습니다.

저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다른 사람에 비해 행복이 덜 하지만, 다소 맛이 없는 것을 먹어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저의 부인은 맛이 없는 것을 먹을 때 삶의 고뇌를 느끼는 표정이 나옵니다. 하지만 맛있는 것을 먹을때는 그 행복을 느끼는 감이 높아서 희열을 느끼는 표정이 나옵니다.


저는 비닐을 잘 아껴쓰지 않고 저의 부인은 비닐을 아껴씁니다.

저는 음식을 담아서 보관하고나 남은 음식을 싸서 버릴때도 툭툭 뽑아서 쓰는 비닐을 아무 생각없이 몇장씩 뽑아 씁니다.

저의 부인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잘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뽑아 쓰는 비닐은 한장만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투명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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