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가 된 장난감

장난감이던 것

by 제이림


2010년,

하얀 등껍질을 입은

작은 기계 하나 손에 올렸다.

전화도 되고,

음악도 흘렀고,

사진은 앨범 속으로 미끄러졌다.


그건

전화가 되는 장난감이었다.

장난감이어도 좋았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그 장난감 없이는

하루도 못 버티는 사람이 되었다.

눈을 뜨고,

길을 찾고,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작은 화면 하나.


세상이 바뀐 건가,

내가 바뀐 건가.

우리가 더 똑똑해진 걸까,

아니면 더 의존하게 된 걸까.


이제는

잠들기 전 마지막 위안마저

그 화면 안에서 찾는다.

그게 위안인지,

중독인지도 모른 채.


나는 기억한다.

그때 그것은

장난감이었다.


지금은

내 삶의 블랙박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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