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종합운동장
오늘의 작업 지는 광주종합운동장 건설 현장이었다.
공정이 제법 진행되면서,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일하던 설계, 전기, 공사, 감리, 소방 담당자들이 드디어 막 완공된 건물로 하나둘씩 입주를 시작했다.
아파트 현장 사무실 이전은 여러 번 경험했지만, 공공건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차이가 주는 낯설고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현장 규모도 컸고, 행정이나 절차도 보다 꼼꼼하게 맞춰야 했다.
다행히도 직원들이 미리 정리를 잘해둔 덕에 작업은 매끄럽게 흘러갔다. 하지만 실험실 장비, 특히 콘크리트 테스트 수조를 옮기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무겁고 다루기 까다로운 장비는 언제나 긴장을 요구한다. 그럴수록 몸은 천천히 움직이고, 말수는 줄어든다.
사무실과 새 건물 사이의 길은 아직 포장이 되지 않아, 진흙과 자갈이 뒤섞인 땅을 질퍽이며 오가야 했다. 낮게 깔린 먹구름, 무겁게 끌고 다닌 작업 장비, 그리고 어디선가 날아든 먼지. 그 와중에 사무실 아래 있던 “함바집(현장 식당)”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우리는 5톤 트럭 적재함에 쭈그리고 앉아,
점심을 먹기 위해 먼 곳의 식당으로 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웃긴 장면인데, 그땐 그저
“밥은 먹어야지” 하는 생각뿐이었다.
현장은 늘 그렇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안엔 수많은 손과 시간, 땀이 겹겹이 쌓여 있다. 오늘도 그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이력’ 하나를 더 남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