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리와 준비의 기록》
7월의 폭염 속에서, 나는 청와대 안에 있었다.
관람객의 입장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손으로.
그리고 지지자의 마음으로.
청와대재단은 7월 31일까지만 일반 관람을 운영하고, 이후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을 준비 중이다. 내가 속한 팀은 그 이전과 정리 작업을 맡았다. 그런데, 내가 사진을 찍었던 그 집무실은 TV에서 보던 대통령의 방과는 조금 달랐다.
청와대 여민관에 대통령 임시 집무실을 처음 마련한 건 노무현 대통령 때다. 2004년, 비서관들과 더 가까운 소통을 위해 여민1관 3층에 간이 집무실을 만들었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여민관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이를 공식화했다. 그 자리에, 지금은 대부분의 가구가 사라지고, 남은 일부도 해체되어 있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짐을 옮기는 게 아니었다.
그 공간이 ‘청와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는 여민관에 있던 재단 사무실 물품을 정리했고, 청와대 본관의 모형과 전시물도 하나하나 포장해 옮겼다. 경호실 건물에 남아 있던 잔여 물품도 분류하고 폐기했다. 그 건물은 3년 전부터 비워진 상태였다.
정리와 준비, 그 사이에서
이 일을 하며 자주 떠오른 두 단어— 바로 ‘정리’와 ‘준비’.
누군가는 떠난 권력의 흔적을 정리하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3년간 청와대는 시민들이 산책하듯 찾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 다시 들어올 준비를 하려면,
정리도, 보수도 필요하다.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었다.
지금은 대통령이 용산과 한남동에 있지만, 이곳이 재정비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실제 그런 계획이 잡혀있지만,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른다.
그래서 이 공간을 정리하는 내 손끝은 단순한 업무가 아닌, 다음 시대를 위한 ‘자리’를 닦는 일 같았다.
청와대 본관사진 삽입!! (청와대 본관과 그 뒤로 펼쳐진 북악산. 모든 권력은 잠시 머물다 간다.
창밖으로 관람객들이 보였다.
줄을 서고, 사진을 찍고, 기대하는 얼굴들.
그들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지금 정리하고, 포장하고, 분류하는 이 물건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겐기억이고, 또 누군가에겐 미래일 수도 있다는 걸
나는 단순한 이삿짐을 옮긴 게 아니라,
그 기대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가끔 묻는 사람이 있다.
“청와대에서 일한 게 그렇게 특별했냐”고.
나는 이렇게 답한다.
“어떤 공간을 정리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일이 곧 태도가 된다.”
그리고 그 공간이 ‘청와대’였다면,
그 정리는 곧 다음 시대를 위한 준비였다고 믿는다.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
그 자리에, 조만간 다시 ‘진심’이 앉게 될 날이 올 거라고.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조용한 뿌듯함을 느낀 하루였다.
그리고…
오늘, 너무 더웠다.
낮 최고 39도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