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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둘 May 07. 2017

봄날은 간다

봄의 안녕,



여름 냄새 가득한 따신 바람이 불고, 버스 에어컨의 찬공기는 여름이 성큼 코앞에 와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코 속을 파고드는 에어컨 찬공기의 향은 다가올 푸르를 날들을 미리 각인시키듯 폐부로 들이찬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과 얇아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말해주듯, 오랜 추위를 넘어 기다리던 봄의 안녕이 코 앞임을 말해준다.


부던히 오래 기다린 이번 봄은 그렇게 나를 스치고 지나가고 있다. 늘 그랬듯, 머물것처럼 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자리를 털고 떠나간다.


아팠던 3월과 4월이 지나고 그 자리에서 나를 보듬던 봄은 여름을 내려 놓은채로 다음의 봄을 기다려 달라는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그렇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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