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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둘 May 18. 2018

당신에게,



차창 앞, 블라인드가 차마 닿지 않는 틈새로 시뻘건 해가 들이 차 눈을 지긋이 눌러왔다.

눈을 감아 해를 피해봐도 잔상은 그대로 남아 붉은 빛으로 남았다.


빛은 당신과 같았다.

나를 따스하게 감싸안았다가도 나에게서 멀어질

때는 타들어갈 듯한 뜨거움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곤 했다.

그런 당신을 감내하는 순간들은 달기도 쓰기도

하였으나, 결국 나에게 남은 것은 당신이 남긴

그을음뿐이었다.


우리의 시간은 당신을 닮아 태양이 뜰 때처럼

타올랐다가 해가 질 때처럼 온기를 남긴채 사라져버렸다. 후에 남은 것은 온기가 아닌 그을음뿐이었다는 것이 해가 진 저녁과 다른 점일지도 모른다.


그을음이라는 생채기를 지우려 애를 써도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문득 떠오르는 당신처럼 지워지지 않고,

계속 묻어나와 나를 슬프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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