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나아진 상태의 조증
난 외로움을 왜 이렇게 많이 타지? 휴대폰 자체를 자주 확인하는 편이기도 하다. 누구에게 내 일상을 늘 보고하고 싶나? 이게 몇년에 걸친 습관이 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연애가 아니더라도 늘 연락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카톡 알림이 와 있길 바란다. 사실 그것보다도 내가 오랫동안 휴대폰을 안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나있을까 두려운 감정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내가 닿아있는 이 세상과 멀어지면 안 될것만 같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자주 피로한가? 방에서도 노이즈캔슬링은 하지 못한다.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언제든 알아차려야 할 것만 같다.
동시에 너무너무 혼자 있고 싶다. 철저히 혼자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럴 순 없잖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또 난 사람이 너무 좋거든. 너무너무! 좋거든.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갖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그들 곁에서 닮아가는 나를 보는 게 좋다. 사람은 늘 무언가를 남기고 떠나가니까. 내가 너무 강렬히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사람은 늘 떠나기 마련이고, 지속가능한 마음의 농도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당한 마음의 크기로 옆에 남아주더라.
쉴 때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좀 전에도 엄마 옆에 가서 툭툭 말 던지며 서 있었어. 그러다 엄마 일을 시작하자 나는 그냥 옷 정리를 해야겠다며 겨울옷을 잔뜩 들고 방에 왔어.
그러고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갖고 폰을 봤는데 아무 연락도 안 와있는거야. 실망스러우면서 동시에 이거 정상인가? 싶은거지. 친구말대로 난 원래 이런 사람이니 받아들일 문제인건지, 조금 과해서 고쳐야하는 부분인 건지. 그걸 판단하는 기준은 또 무엇인지.
내가 사는데 지장이 크면 그건 문제가 되는 건가?
최근 제대로 쉬어본 적은 있나? 기절하듯 잠들어 본 적은 있는 것 같다. 나에게는 21년도에 간 제주도에서 미친 듯 책을 읽고 힘들어하면서까지 필사를 했던 기억이 가장 쉼에 가깝다. 일상에서는 쉴 수 없는 걸까? 하루종일 드라마를 정주행했던 그 날도 꽤 잘 쉬었던 것 같은데, 근데 그 날도 엄마에게 드라마 리뷰를 간단하게 하고나서야 만족했던 것 같다.
쉼은 막 재밌는게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식사 같은 것일지도 몰라.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건데 꼭 맛있고 너무 즐거울 필요는 없는거지. 근데 하지 않으면 일상에 지장이 가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나는 밥도 맛이 없으면 안 먹거든. 쉼도 나에게는 즐겁고 도파민이 돌고, 흥미로워야 해. 그게 문제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