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by 이재인

나에게 우울이란 항상 내 옆에 질척이듯이 꺼져달라고 말해도 붙어있는 친구였었다


잦은 왕따와 바깥 생활에서의 여러 일로 인한 마음의 상처로 집에 쳐 박혀 있을 때마다 우울은 찾아왔다. 끝없는 우울감이 밑바닥에서부터 뻗어져 나와 나를 아래로 아래로 내 머리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라앉게 만드는 느낌, 그 우울감을 떨쳐 내보려고 드라마고 영화고 책이고 바깥을 나다닌다던지 안 해본게 없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가 해피엔딩이면 뭐하나 바깥 풍경이 아름다우면 뭐하나 그게 나와 관련이 있을까? 내 근본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우울한 인간인데 나을게 없는 삶인데 나 말고 다른 그 밖의 것들이 해피엔딩이고 좋아봤자 내가 달라지나?


아니 난 그대로 다

여전히 우울한 이재인이다

어떻게 해도 우울감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우울이라는 것은 절연한 10년지기 친구 같아서 이젠 내 곁에 없고 머리 속에서 떠나간거 같아도 뜬금없이 찾아와 끈덕지게 굴면서 날 외롭게 만든다. 떨쳐낼려고 해봐도 오래 함께했었던 것 만큼 익숙하고 더 사무치게 만든다. 그렇다고 다시 함께 하기엔 함께 있어서 상처인게 더 많았으니 익숙함에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항상 다짐을 해도 나는 항상 익숙함에 속아 넘어가버린다. 인지를 하고 있어도 쉽지가 않아 그 우울이 날 집어삼키게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런 우울 속에서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뭘까?


더 웨일이라는 영화가 있다 거기서 주인공 찰리는 엘리라는 딸이 한명 있는데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하기 위해 아내와 당시에 8살이였던 엘리를 두고 애인과 따로 살림을 차렸다. 평소에도 엘리가 8학년때 모비딕에 대해 쓴 에세이를 계속해서 읽어왔던 찰리는 엘리한테 재능을 보았고 자신의 살 날이 머지 않았으니 멀어졌던 딸 엘리와 화해를 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면 낙제를 당하지 않게 숙제를 도와주고 자신의 전재산 12만달러를 주겠다라고 약속한다. 엘리가 계속해서 찰리에게 상처를 줘도 찰리는 계속해서 엘리에게 재능이 있다며 칭찬하고 엘리가 선교사 토마스를 고향으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보고 자신을 간병하는 리즈에게 말한다


“그런 생각 안해봤어?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 할 수 없다고 사람은 놀라운 존재야 ”


라고 말하며 엘리를 아낀다. 마지막엔 사랑을 위해 자신이 버리고 떠났던 딸 엘리에게 사과를 하며 엘리가 읽어주는 모비딕 에세이를 들으며 편안한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우리는 찰리처럼 상황이 최악으로 다 달아도 거기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 문에 살아갈 수 있다. 우울하고 삶이 힘들어도 소중한 사람을 아끼고 그 사람에게 위로를 받아 희망을 얻게 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찰리처럼 죽음이 다가오고 우울감이 치밀어 오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주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왜냐면 우린 찰리의 말처럼 타인에게 무관심 할 수 없는 놀라운 존재들이기 때문이고 타인인 당신의 소중한 주변인들도 당신에게 무관심 하지 않는 존재들이기에 당신에게 희망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희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주는 도움과 희망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런 방법으로 여태껏 살아왔다. 우울이 날 계속 괴롭혀도 어떻게든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고 그러면서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죽을만큼 힘든 일이 있어도 사람으로 인해 희망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죽고 싶을만큼 힘든 순간이 있었었다.


나란 존재자체가 별볼일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친구에게 털어 놓았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나에게 들었던 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간직하고 있었었고 그걸 나에게 돌려줬다 너가 남에게 배려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만큼 너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그 말로 나는 다시 희망을 얻었다


희망이란 어떻게 보면 미래라고 생각이 된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우리를 더 살아갈 수 있게 만든다. 지금 내가 친구가 없어도 미래엔 마음 터 놓을 친구가 한명은 생길거야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미래엔 내가 뭘 할지 갈피가 잡힐거야 지금 내가 사는게 괴롭고 힘들어도 미래엔 나아질거야 나쁘게 생각하면 희망 고문이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이렇게 희망을 갖고 이뤄진 것들이 꽤 많으니 무조건 희망고문이라고 할 순 없을거 같다
나쁘게 생각할거 없다. 모든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로 삶을 살아가니까 우린 이걸 이용해먹는 것이다


현재의 비참한 우리의 현실을 어느정도는 회피하고 미래에 집중을 해보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자. 그러다보면 혹시 모르지 않나 미래가 달라져 있을지도 생각보다 내가 겪었던 고통이 별거 아니였던 걸 수도, 우울이라는 것 자체를 그냥 감기정도로 생각하게 될 수도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 소중한 친구가 우울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그 친구를 위해, 친구 같은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써봐야 겠다라고 생각하며 글을 쓰게 됐다. 평소에 힘든걸 전혀 말하지 않는 친구였는데 어느날 그 친구는 죽고 싶다고 자해를 했다고 했다 그렇게 해도 마음이 나아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죽을만큼 힘들 시절에 이렇게 라도 하면 내 속이 풀릴까라고 생각하며 커터칼로 손목을 그을려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난 겁쟁이라 결국엔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렇게 해서 기분이 나아졌냐고 물으면 아니였다 친구처럼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허탈했다. 내가 이런 짓 까지 해야 되는건가 라는 생각과 이런 짓 까지 했는데 기분이 괜찮아지지 않는다는 자괴감


앞서 말한 영화 더 웨일에서도 주인공 찰리는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슬픔으로 우울증에 빠져 계속해서 폭식을 했고 그로인해 272kg의 거구가 되었고 그래서 찰리는 대학에서 수업을 하는데 그런 본인의 모습이 부끄러워 캠을 꺼두고 수업을 한다. 그런 본인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변화 해볼려 하지만 자신의 끔찍한 거구의 모습을 친한 피자 배달부에게 들키게 되고 피자 배달부가 깜짝 놀라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상처를 받아 폭식을 한다 그치만 당연하게 기분은 나아지지 않고 이런 본인의 모습의 자괴감을 느끼며 운다


이렇게 우울이란 우리 옆에 익숙하게 딱 붙어있고 우리 스스로를 보잘 것 없다고 느끼게 하며 우리가 조금이라도 상처 받았을 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 사이를 아프게 파고든다 그래서 우린 찰리처럼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하게 된다. 우리는 왜 우울감을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하는 걸까? 그건 우리가 이 우울감이 얼마나 크고 버거운 감정이라는 걸 잘 아니까 남에게 전가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그렇다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 그렇다


그래서 남을 위하는 마음에 남에게 민폐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나마 탓하고 괴롭힐 수 있는 건 스스로이기 때문에 자해를 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들이 자해를 하지 않길 바란다. 자해를 해봤자 우리가 얻는건 몸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처럼 남는 자괴감일 뿐이다 그러니 지금이 힘들고 괴로워도 미래를 위해 살아가보자 우린 하고 싶은게 많다 한번도 안 가본 곳, 안 해본 것이 있으며 아직 당신이 사둔 일기장엔 안 써져있는 페이지들이 많다. 그 일기장을 다 쓸 정도로 살아가다보면 우리가 스스로에게 상처를 안 줄 만큼 더 나은 미래이자 현재가 다가올 거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그것을 당신 주변의 소중한 사람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을 생각해서 살아가라는 말인가요? 아니다. 부담감을 줄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나아지도록 기도하고 바라는 주변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당신이 괜찮은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그런 스스로가 귀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줬으면 하는거다


당신은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찰리의 말대로 당신은 놀라운 존재다 그러니 다가올 미래를 위해 살아라. 모든 것은 자고 나면 괜찮아 질 것이다. 당신은 꿈에서도 행복하고 꿈에서 깨어나도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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