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매일 매일 칭찬이 어려운 이유

by 제이오름

2학기 들어서 하나만 바꿔보기로 결심한 것 중에 매 수업때마다 하나는 꼭 아이들을 칭찬하기로 했다. 몇 주는 잘 지켰다. 그런데 매일 매일 수업때마다 하나를 꼭 칭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칭찬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업에 집중하다 보면 깜빡한다. 칭찬은 주로 말로 이루어진다. 핵심 단어로 표현하면서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E.B.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에서 샬롯(Charlotte)은 돼지 윌버(Wilbur)를 구하기 위해 그를 칭찬하는 단어들을 거미줄로 만들어낸다. 그녀가 만드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SOME PIG (대단한 돼지)

TERRIFIC (굉장한)

RADIANT (빛나는)

HUMBLE (겸손한)


<샬롯의 거미줄> 책을 이용하여 학기말에 중학교 1학년, 2학년 학생들과 늘 수업을 해왔다. 중요 chapter는 다 같이 읽기도 한다. 샬롯이 윌버를 규정하는 단어들은 칭찬의 말들이다. 이런 말들 학생들에게 해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대부분 학생들은 기분 좋은 칭찬의 말이라고 하지만 일부는 너무 부담되는 말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칭찬의 말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준다면 그것은 더 이상 칭찬의 말이 아니다. 그래서 소소하게 작은 일들을 칭찬하되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OO이의 질문이 다른 친구들의 사고를 더 확장시켜준 것 같네. 훌륭해!" 혹은 "핵심을 말해줘서 이해하기 훨씬 쉬워졌어." 등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을 꼭 칭찬해줘야 한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더 높은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문장 독해실력이 훨씬 더 늘었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더니, 지난번보다 성적이 많이 올랐구나."


교실에 들어가자 마자 교실 분위기를 보면서도 구체적인 칭찬을 해 줄 때가 있다. 칠판이 항상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을 때, 칠판 담당자를 꼭 구체적으로 칭찬해 준다. "칠판도우미가 칠판을 깨끗하게 관리해주니, 선생님이 수업 판서를 하면서도 신이 나고 즐겁네!" "칠판에서 빛이 납니다. 빛나게 해준 OO 칭찬해요. 오늘 수업도 빛나게!" 등등


그런데, 칭찬인듯 하나 별로 의미 없는 칭찬은 하지 않는게 좋다. 구체적인 사실 없이 말하는 칭찬들이다. "훌륭해, 좋아." 또는 상대방의 성격에 대한 칭찬들도 그렇다. "참, 착하구나." "착하게 보이네." 등등. "착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상대방의 성격을 고정시키는 말로서 상대방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노력이나 선택에 대한 칭찬을 건너 뛴 말들이다. "착하다"는 말은 맥락에 따라 "유능하다", 혹은 "똑똑하다"는 말보다 낮은 단계의 평가로 상대방을 낮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말에는 어떤 의도가 보일 때도 있다. '너는 착하니, OO일을 할 수 있겠네./ 너는 착하니 내 말을 들어줄 수 있겠네.'등이 내포될 때도 있다.


인간의 본성이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말이다.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스스로를 격려해주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칭찬도 잘 한다. 그러니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일은 나 스스로에 대한 칭찬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 그림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가령, 에드워드 호퍼의 <빈 방의 빛>이나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햇살 속에 춤추는 먼지> 그림들이다. 신기하게도 이 그림들은, 조용히 나를 위로해주고, 격력해주고, 칭찬해 주는 느낌이 든다. 특히 조용히 방안을 따뜻한 온기로 비춰주는 저 햇살들 말이다. '너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거야.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아.' 혹은 항상 바쁜 일상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점 정말 칭찬해. 그리고 이 그림에서 나(빛)를 발견해준 것도 참 고맙고 대견해.' 이런 식의 칭찬 말이다.

빈 방의 빛.png 에드워드 호퍼. 빈 방의 빛. 1963. 개인소장


image01.png 빌헬름 함메르쇠이. 해살 속에 춤추는 먼지. 1900.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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