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도 여전히 이런 걸 빈다

2018

2017년은 뭔가 좀 이상했다.

이걸 텅 비었다고 해야 하나, 무기력하다고 해야 하나.

실망했다고 해야 하나, 화가 났다고 해야 하나.

딱 어울리는 단어를 찾지 못할 만큼 이상했다.

계속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일단 ‘뭔가 좀 이상했다’

치기로 했다. 머리를 비웠다.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살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알겠지 뭐, 모르면 말고.

그렇게 뭔가 이상한 해의 마지막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고 떠들고 웃으며 보냈다. 리터럴리 1분 1초가 행복해서

(1분 1초도 쉬지 않고 먹었음) 사진을 많이 남겼다!

옷 욕심 많은 소비의 아이콘들의, 며칠 안되는(짧아서 수줍으니 쓰지 않겠다), 국내여행 캐리어^^^

멋있는 @부산항대교

조개가 에피타이저였던 @연화리

회 최고야! 회!!! 물고기!!!!!!!!!!!!!! @연화리

호떡 맛집. 산책하며 칼로리 소모를 노렸으나 별로 오래 걷진 않았다... @해동용궁사

국화빵 백만천만년 만에 먹었는데 맛있어서 기절했다 @해동용궁사

해동용궁사 첫 방문. 좋구나

용궁사니까 용(?)

희끄무레한 달과 하늘이 예뻐서 @해동용궁사

나무나 풀 끝의 첨예한 실루엣이 좋다 @해동용궁사

해물쟁반짜장. 넘나 넘나넘나 맛있었다 흑흑 면이 초록색이고 신기했음 뭐때문에 초록색이었는진 까먹음 @해동용궁사

OVERLAP. 디저트 먹을 생각에 아메리카노 주문했는데, 친구가 먹은 피넛버터커피?가 진짜 맛있었다. 아아 당 땡겨 @아난티

OVERLAP. 이제껏 먹은 크림브륄레 중 최고 맛있었다. @아난티

반짝반짝반짝반짝 @아난티

OVERLAP 넘나 제대로 크리스마스 비주얼! @아난티

아난티에서 가장 맘에 든 건 서점. 정말 잘 만든 서점이다. 어쩜 이름도 @Eternal Journey

작가별로 아주 잘 보이게 진열해놨다. 내가 작가라면 좋아했을 법한 진열 @Eternal Journey

서점마다 들어찬 페미니즘 코너. 읽고 싶은 게 많았는데, 사놓고 못읽은 책이 많아서 차마 못샀다 @Eternal Journey

시집부터 읽게 된 한강 작가의 글. 이 시집의 모든 페이지가 좋아서 꼭꼭 씹어 읽고 있다 @Eternal Journey

책사는데 거울이 있길래 찍어봄. 거울만 보면 카메라 들이대는 게 거의 파블로프의 개 수준임 @Eternal Journey

집에 있는 사놓고 안읽은 책들을 생각하며 절제하고 절제해 세 권만 샀다 @Eternal Journey

서점 입구. 입구도 예뻐 완벽해 최고야 @Eternal Journey

양념닭?(이름 까먹음)이랑 닭똥집 튀김. 너무 맛있어서 주머니에 담아오고 싶었다 흑흑 서울엔 없대... @어딘지 까먹음

맥주2 사이다1(feat. 드라이버)

우아하게 거닐어보라고 했지만

...그런거 잘 못한다 몇 초만에 그냥 방방 뜀

전복, 해물 등등 돌솥밥. 유명한지 사람이 많았다. 바다 보이는 창가 자리는 무조건 예약해야만 앉을 수 있다고. @송정

고깃집이 예뻐 @구덕포 끝집 고기

고깃집이 예뻐서 들어가기 전에 찍는 나으 뒷모습

나는 이것을 찍고 있었음

삼겹살+목살+해물라면. 근데 해물라면 네이밍이 잘못 됐다. 해물탕에 라면사리 추가죠 이건 @구덕포 끝집 고기

고깃집 앞은 바다. 그리고 저것은 전부 미세먼지다 슬퍼...

미세먼지와 함께 @송정해수욕장

부산 갈 때마다 꼭 들르는 bakehouse. 매번 혼자 가다가 친구들이랑 갔더니 많이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달맞이고개

bake house! I❤2018 Happy New Year! (슈나우저랑 푸들 엄청 잘 그린 아이싱쿠키 귀여워...)

오징어무침, 순대, 파전. 순대를 쌈장에 찍어 먹으니 맛있었다. @남포동 시장

크리스마스 트리 문화 축제를 하고 있어서 번쩍번쩍하던 @남포동

계란 김밥. 정말 계란만 들었는데 맛있다. 친구 단골집. @김해

여기도 친구 단골집! 뒷고기 처음 먹었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친구들 말로는 여기만 이런 맛이 난다고 함. @김해

고기 먹었으니 조개구이를 먹을 차례다. 원래 육류 다음엔 해물이다(아무말) @청사포

연탄불이 예뻐서 찍어봄(먹고 노니까 그냥 세상이 예뻐보임)

Parisjean빠리쟝(이렇게 써있었음ㅋㅋ). 맛있어서 추가로 케익도 먹고 빵이랑 쿠키랑 한가득 사서 나왔다! @동래

순식간에 사라진 디저트들. 이름 뭐였더라 무슨 딸기 든거랑 녹차프로마쥬였던 듯. @Parisjean

빵이랑 케익 먹다가 건진 이번 여행 인생샷. 너무 맘에 든 나머지 페북 프사를 바꿨다...☆

이것이 바로 낙곱새! 처음 먹어봤다 신기해 @동래

낙곱새는 밥이랑 대충 먹는 것이라고 들었고 매우 맛있었다 행복했어 @동래

그러다 부산에서 들른 맛있는 빵집에서

웃음이 날 정도로 대충 생긴 쿠키를 샀다.

2018년의 첫 날 아침, 그 귀여운 쿠키들을 입에 넣으며

2018년을 그렸다.

대충 생긴 토끼

대충 생긴 곰, 대충 생긴 눈사람

대충 생긴 고양이

새로움이 낯설기보다 즐거울 수 있게 행운이 가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고 행복한 순간을 자주 갖기를,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기를,

그래서 우리가 더 가까워지기를,

더 총명하고 현명하기를,

떠오르는 것들을 떠내려보내지 않기를,

능력을 발휘하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를,

그걸로 더 나아갈 힘을 얻기를,

마주하는 인간들의 바닥을 덜 보기를,

지치지 않기를, 다시 일어날 수 있을 만큼만 지치기를,

해사하게 웃는 순간이 빼곡하기를,

그렇게 자잘하게 반짝이기를.

나는 올해도 여전히 이런 걸 빈다.

이런 걸 빌며 대충 생긴 귀여운 동물 쿠키들을 머리부터 먹어치웠다

2018년 1월 1일 아침의 부산역. 안녕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