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꾸준히 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원래 쓰려던 글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최근 즐거웠던 일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정리할 자료들이 많다보니 오늘 안에는 완성을 못하겠더라고요. (*이 글은 지난주 수요일 새벽 1시경에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잘까 하다가, 꾸준히 하기로 했는데 뭐라도 써야지 싶어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대신, 시간이 늦고 오늘 하루는 이미 충분히 지쳤으니 퇴고 없이 후루룩 쓰려고 합니다.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아주 강한 사람입니다. 학교 다닐 때 교수님께 '왜 처음부터 100을 만들려고 하느냐, 처음부터 100을 만들 수는 없다'는 지적을 들을 때부터 알았지만, 최근 성격 검사를 했더니 그게 수치로도 나오더라고요.
완벽주의는 여러 가지를, 특히 꾸준함을 방해합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늘 같은 강도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하고, 미완성의 결과물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지치지 않고 계속 해나가려면 힘을 빼고 숨을 고를 때도 있어야하고, 사람은 처음부터 완벽한 걸 만들 수 없습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이걸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꾸준히 하거나 시작하는 것에 자주 실패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써놓고 보니 참 당연한 말인데, 지금 알았습니다. 분명히 한 줄을 쓰더라도 매주 쓰면 괜찮다고 시작해놓고, 매주 스스로가 세운 기준 이상을 해내려고 엄청 애쓰고 있었네요. 그렇게 애만 쓰다가 지쳐서 또 포기할 뻔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그전에 깨닫고 뭐라도 쓰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이 글은 또 고쳐지겠지만, 이번주 수요일도 잠들기 전에 무언가를 써냈으니 꾸준함을 향한 완벽주의자의 대장정은 무사히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