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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윤 박사 Sep 09. 2020

"새 와인은 새 가죽 부대에 담아라"

                                                                                                        고재윤 박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 명예교수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




“음료의 종류에도 역사가 있다”


모든 것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독교의 음료는 ‘와인’, 불교의 음료는 ‘차(茶)’이며, 이슬람교의 음료는 ‘커피’이다. 예수는 알코올성 음료를, 

부처와 마호메트는 비 알코올성 음료를 좋아하는 성향이 종교에 영향을 미쳤다.




“와인병의 코르크 마개는 새로운 발명품”


와인의 가치와 품질을 겉으로 알려주는 것이 ‘와인병과 레이블’이다. 와인병의 역할은 와인의 풍미를 그대로 보존해 주는 것. 그리고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기다림 속에 감미로운 행복감을 선사하는 데 있다. 다양한 와인병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지역의 와인을 대표하는 심볼인 셈이다. 와인병은 코르크 마개와 함께 와인 수명에 혁명적인 패러다임을 가져온 새로운 발명품이었다. 




“코르크 마개의 탄생”


유리병이 없던 시절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양쪽 손잡이가 달린 암포라(amphora)에 담았으며, 운반하기도 편리했다. 하지만 유리 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로마 시대에서도 코르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없었다. 그저 산화 방지 수단으로 와인 위에 올리브기름을 부어 기름층을 형성해 산소와의 접촉을 방지했다. 때문에 마개가 개발되기 전 시대에서의 유리병은 항상 세워서 보관해야 했으며, 그 형태 또한 항아리 모양으로 안정적인 모양으로 생산되었다. 


조지아 와인 산지 유정에서 발견된 항아리 크베브리


최초의 유리병은 양파 모양이었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현재까지 사용하는 실린더 모양의 유리병이 등장했다. 이 모양은 병을 옆으로 기울여 놓을 수 있게 했고, 와인이 코르크를 항상 적실 수 있게 해 와인의 변질을 막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와인병의 형태도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의 와인병은 긴 유리 용기병 모양으로 병의 2/3 지점부터 병목이 가늘어진다. 색깔 또한 녹색부터 황갈색, 갈색 검은색에 가까운 색까지 다양하다. 


프랑스 보르도 샤토 오브리옹 와인병


“최초의 와인 용기는 양가죽으로 만든 부대”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와인의 용기는 양가죽으로 만든 ‘부대’였다. 성경 마가복음에서는 “새 와인을 낡은 가죽 부대에 넣은 자가 없으니 만약 그렇게 하면 새 와인이 가죽 부대를 터뜨려 와인과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와인은 새 가죽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다는 내용이 있다. 


현대는 와인을 담은 유리병과 코르크의 개발되어 와인을 운반할 때 문제가 없었지만, 예수가 살던 시대에서는 가죽 부대가 매우 중요한 용기였던 것. 주로 와인이나 물을 담은 용기로 가죽 부대를 염소, 양, 송아지 등의 가죽을 통째로 벗겨 네 다리를 묶어 만들었다. 와인을 가죽 부대에 넣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마시거나 운반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이는 와인을 보호하는 의미가 있었고, 때에 따라 와인을 발효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낡은 부대는 와인 보관 힘들어”

새 가죽 부대는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아 어느 정도 팽창을 해도 터지지 않는다. 낡고 오래된 가죽 부대는 신축성이 떨어져 쉽게 터져 버리는 일이 많다. 예를 들면 새 와인의 경우 포도를 으깨 넣어 발효하는데, 분해되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산가스는 부대를 팽창시키고, 부대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게 된다. 결국 귀한 와인을 버리게 되고, 그마저 남아있는 와인은 부패한 가죽 냄새가 베게 된다. 


또한 와인 양조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당분이나 알코올을 사람의 혀나 코를 이용해 감정할 수밖에 없었고, 온도에도 민감했다. 알코올 발효가 덜 된 상태의 와인을 보관하거나 운반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높은 온도에서 저장하거나 운반할 경우가 문제였다. 운반된 후 와인이 다시 발효되면서 헌 가죽 부대에 담은 와인은 터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예수께서 행하신 말씀을 다시 돌이켜보면” 

예수께서 낡은 가죽을 생명력이 없는 낡은 전통과 체재를 비유했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나라의 생명력 있고 천국의 생생한 복음을 헌 가죽 부대에 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새 와인을 낡은 가죽 부대에 담으면 낡은 전통과 체재들이 예수의 생생하고 생명력이 있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계셨다. 마태복음 9:16-17에 ‘새 와인은 새 가죽 부대에 담아라.’는 예수 말씀은 매일매일의 복음 말씀이다. 새롭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성경책을 가깝게 하고, 읽고 쓰면서 묵상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새 가죽 부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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