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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윤 박사 Oct 21. 2020

시대에 따른 와인의 존재가치와
키스의 유래

고재윤 박사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고황 명예교수

(사)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회장


최근 코로나바이러스-19로 가정에서도 와인을 즐기면서 식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와인의 소비도 변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와인에 대한 기준 또한 다르게 적용 된다. 그리스·로마 시대 이전, 와인이 귀했던 시절에는 와인을 물에 타서 마셨다. 그 당시 와인을 원액 그대로 마신 사람은 야만인으로 취급했다. 이후 와인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물에 타서 마시는 일이 부정한 사람으로 취급하여 사회에서 매장 됐다. 

   


시대에 따라 와인에 대한 인식 달라 

시대에 따라 와인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을 통해 와인 때문에 발생하는 윤리적인 사건을 보면, 와인에 물을 섞어 파는 사례가 빈번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이사야 1- 22절에 보면 

“네 은은 찌끼가 되었고, 너의 와인에는 물이 섞였도다.” 

그리고 요한복음 2-10절에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와인을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와인을 두었도다고 하니라.” 


이 일은 예수께서 세상에 나와 처음 행한 기적으로 결혼식 피로연에서 와인이 다 떨어지자 즉석에서 예수님께서 물로 만든 와인을 마셔보고 신랑한테 하는 말이다.     


비양심적인 상거래에 대한 경종

시장원리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는 시대적인 상황을 볼 수 있다. 와인을 찾은 사람들은 많아지고, 판매할 와인은 부족한 시대. 와인을 판매하는 상인이 와인에 물을 타서 판매하는 비양심적인 상거래에 대한 경종이었다. 

성경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지만 여기서 ‘낮은 것’이란 물을 섞은 와인이란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막걸리에 물을 섞는 일이 자주 있었고, 가짜 위스키를 만들어 사회적인 물의를 가져온 사건도 있었다. 손님이 취한 다음 물을 섞은 술을 내놓아야 발각되지 않고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지만, 양심의 가책은 항상 남아 있어 죄악이 된다. 이런 사건은 동양, 서양에서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잘 나타내고 있은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 속 와인 관련 재미있는 사건들  

기원전 1700년경의 자료 바빌론 왕조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술버릇이 나쁜 자에게는 와인을 팔지 마라.”라는 와인 상인에 관한 규정이 기록되어 있다. 와인을 과음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빈번하였음을 짐작케 한다. 이 시대의 와인은 어느 음료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맛과 향으로 황실이나 귀족들의 식사에 빠질 수 없는 귀한 술로 인식됐다. 그리고 그 당시 맥주를 마시던 서민들에게는 동경의 술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더해 갔고, 와인 한잔을 마시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와인을 3번 헌주하였는데 첫잔은 신에게, 둘째 잔은 영웅이나 조상들에게, 셋째 잔은 자신이 좋아하는 신들에게 바치는 귀한 술이었다. 특히 신에게 바치는 술은 고급 와인으로 맑고 깨끗한 화이트와인이었고 주로 왕과 귀족들은 마시는 술이었으며, 레드와인은 계급이 낮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로 인식됐다.     


와인, 사람의 가치를 규정하는 척도 

와인은 암포라(와인을 보관하는 토기)에 보관하였고, 일상의 음료로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닌 크라테라(Kratera)라는 커다란 단지에 물을 부어 마셨다. 때문에 와인은 그리스어로 오니오스(onios), 즉 혼합을 의미하며 물과 와인의 비율을 3:1, 진하게 할 때 2:1로 하였다. 특히 와인과 물을 혼합할 때는 규정이 엄격하여 물을 타지 않고 마시면 주정꾼이나 야만인으로 취급했다. 반대로 와인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은 와인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만큼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을 받았다.     


와인과 키스의 유래와의 관계 

그리고 로마 시대에 와인은 남성들의 전용물로 여성들이 마시는 것을 터부시하였고, 여성들이 와인을 마시면 남자의 피를 마시는 것으로 간주하여 간통을 저지른 여성으로 만들었다. 남편은 부인이 외출하였다가 들어오면 키스를 하여 입에서 와인 냄새가 나는지를 확인했으며 남편이 일하러 외출하고 돌아와서도 집안일을 했던 부인이 와인을 마셨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키스를 했다고 한다. 이 시대는 와인이 희귀한 상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시대적인 산물이다.    


와인,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즐겨라 

시대에 따라서 와인에 물을 타서 먹지 않으면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한 시대가 있는가 하면 물을 타면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시대가 공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바뀌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와인이나 술에 물을 타서 부당이익을 챙기거나 가짜 술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해 경계하라고 일깨워준다. 몇 년 전부터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에서 마신 오렌지 와인이 유기농 와인으로의 부활도 진실성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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