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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윤 박사 Oct 27. 2020

보이차의 "진짜, 가짜" 판별법

최근 코로나바이러스-19로 면역력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茶)’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 전문가의 방송 이후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몇 년 전에는 보이차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야기로 ‘보이차 다이어트’의 관심이 커진 적도 있다. 


보이차 성분 중에 다량의 폴리페놀은 항산화 기능, 항암, 항균 작용이 있으며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 카테킨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주고, 특히 오래 숙성할 때 갈산이 많아져 지방을 분해하고 배출시켜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중국 청나라 황제가 황실의 황족은
보이차만 마시도록 하여 더욱 유명했고,
공차로 지정되어 오랫동안 황제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문헌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
‘보이차는 부작용이 없는 백약(百藥)’이라고 소개했다.”



좋은 품질의 보이차를 선별하는 방법 
중국 운남성 소수민족 애니족이 찻잎을 채집하러 가는 모습

품질 좋은 보이차를 선별하여 구입하는 것은 전문가도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사항을 알게 되면 가성비가 좋은 보이차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보이차는 대기업형 차창에서 대량으로 생산·유통되어 품질을 믿을 수가 있지만, 고급 보이차는 브랜드 인지도로 가격이 너무 비싸 구입하는데 망설이게 된다.  

   

중국 운남성 서쌍판납주에 가면 신(新)·구(古) 육대차산의 이무, 맹해 그리고 임창, 보산지역은 예부터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차농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품질 좋은 보이차를 생산하고 있다. 가성비가 좋지만 가짜 보이차를 구입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보이차 초보자나 애호가는 품질 좋은 보이차를 구입하고 싶어도 가짜, 불량의 보이차를 살 것이 무서워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 여행을 다녀오면서 구입한 보이차 경우 턱없이 비싸게 사고, 가짜를 사서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임창 석귀 보이차


산지별로 보이차의 품질과 가격 달라 

운남성의 보이차를 생산하는 차창은 보이차 산지별로 보이차 가격이 다르며 보이차를 만드는 기술의 차이로 맛의 차이가 있다. 봄철(春茶), 가을철(秋茶)의 가격 차이, 차산별로 채집하는 찻잎의 선별과정에서 고수차(차나무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차나무에서 찻잎을 채집한 차)와 소수차(차나무 수령이 100년 이하 된 차나무에서 찻잎을 채집한 차)의 품질과 가격 차이, 단주(單株, 보통 차나무 수령 300년 이상의 차나무 한그루에서 채집한 차) 보이차의 품질과 가격이 다르다.     


가짜 보이차는 진위를 속이는 방법

- 산지, 차나무의 수령, 값싼 보이차 산지의 찻잎에 비싼 보이차 산지의 찻잎을 병배하여 비싼 보이차 산지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 

- 고수차에 대지차(계단식으로 밭을 개간하여 차나무를 재배한 대지차 혹은 재배차)를 병배하여 고수차로 둔갑시켜 고수차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 

- ‘인공숙차’를 오랫동안 숙성시킨 ‘진년보이생차’라고 판매하는 경우 등     



기업형 차장의 보이차 구입이 경제적 

개인 차창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일정한 품질관리로 보이차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기업형 차창의 보이차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전통적인 수작업이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보이차 연구소를 운영하여 맛과 향, 그리고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고수차보다는 대지차에 중점을 두고 생산한다.     

운남성 이무 의방지역의 만송마을, 청나라 황제가 마셨던 보이차산의 만송보이차

그러므로 해발이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야생 고수차 보다는 대지차를 병배한 보이차로 일정한 맛과 향으로 품질을 엄격하게 규정하여 생산하고 있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전통 보이차 규정에 벗어난다. 특히 대기업형 차창에서 생산하는 고수차 100% 순료로 만든 보이차는 브랜드 가치 때문에 개인 차장보다 2배 이상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보이차를 생산하는 10대 대기업형 차창


대익(大益), 운채칠남(七彩云南), 합화창(合和昌), 

진승호(陳升號), 용윤(龍潤), 임창고차(瀾滄古茶),

중차(中茶), 하관(下關), 맹고용씨(勐庫戎氏),

노동지(老同志) 등이 있다.    

 

반면에 개인 차창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10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고차수의 찻잎을 채집하여 전통적인 보이차 제다 방법을 재현하여 수작업으로 만든다. 맛과 품질면에서 매우 우수하고 100% 순료를 사용하지만 매년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위생상의 문제와 잘못 구입하면 가짜일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개인 차장은 정부로부터 ‘S’ 마크를 받고, 신뢰할 수 있는 차장을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차농이 직접 만든 보이차를 구입할 경우 품질도 믿을 수 있고,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다.    


진짜 보이차를 구별하는 방법 4가지

보이차도 와인산지와 마찬가지로 떼루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보이 찻잎의 품질 등급, 생산연도, 차산 등을 알지 못하면 구입할 때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필자는 10년 동안 운남성의 차산을 연구하면서 가짜 보이차를 수없이 경험한 후에 정리한 진짜 보이차 구별법을 소개한다.    


운남성 맹해 남노산의 제갈공명이 심은 800년 된 차왕수

첫째_중국 정부가 제정한 보이차의 정의를 벗어나면 가짜 

2008년 12월 1일 중국 정부에서 보이차 지리표지산품보호관리법 국가표준조례를 발표했다.  2009년에 시행할 때 조례 세칙에 ‘보이차란 보이차 산지 환경조건에 부합하는 운남 대엽종 찻잎으로 햇볕에 말린 쇄청모차를 특정 가공공정을 거쳐 만든 독특한 품질의 차’로 명시했다.     


보이차 산지는 운남성 북위 21~25。동경 30~38。지역으로 해발 800~2,300m의 산들을 중심으로 형성한다. 이 범위를 벗어난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들면 보이차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면_

- 같은 운남성이지만 곡정시, 소통시, 여강시의 3개시, 그리고 노강주, 적경주 2개주에서 생산되는 보이차는 가짜 

- 보이차의 원료인 찻잎도 운남성의 대엽종(찻잎의 크기가 10Cm 이상)이 아니면 가짜

- 운남성에 소엽종(찻잎의 크기가 10Cm 이내)이 약 10% 정도 생산되는데, 이 소엽종의 보이차는 가짜     

그러나 의방, 만송 등의 산지에서 ‘소엽종’이라고 말하는 찻잎은 대엽종 중에서 ‘작은 찻잎’이라는 뜻이다.    


- 보이차를 만드는 건조공정에서 만약 자연 햇빛에 말리지 않으면 가짜

대기업 차장에서 대량생산되거나 여름철 우기에 홍배기를 사용하여 말린 것과 건조기에 넣었다가 비닐하우스에 말린 것도 가짜라는 이야기다.     


운남성은 자연 햇볕에 말리면 쇄청모차, 홍배기를 사용하여 말리면 운남녹차, 건조기에 넣었다가 비닐하우스에서 말리면 반쇄청모차이다.    


둘째_지역명과 쇄청모차의 원료를 속이면 가짜 

보이차는 운남성의 다양한 지역에서 찻잎을 채집하여 생산한다. 차나무는 원시형 야생차나무, 재배형 야생차나무, 원시형과 재배형의 특징을 가진 과도형 야생차나무, 문화혁명 이후에 심은 대지 차나무가 있다. 학문적으로 야생차나무는 원시형 차나무를 의미하지만 운남성은 과도형 야생차나무는 수령이 오래되면 고차수(古茶樹), 노차수(老茶樹)라고 한다.     


전통적인 보이차의 재료로 사용되는 야생차나무는 해발 2,100~2,700m에서재배형과 교목형 차나무는 해발 1,000~2,000m에서 자란다야생 혹은 교목형 고차수 찻잎으로 보이차를 만들면 포장지에 산지를 표시하고 있으며최근에는 마을 이름까지 표기한다    

운남성 맹해 노반장 마을 입구

구(古)육대차산과 신(新)육대차산은 고차수의 찻잎으로 보이차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란창강 지역에도 고차수가 있는 산지는 야생 혹은 교목형 차나무 찻잎을 채집하여 보이차를 만들고 마을을 표기한다. 보이차 산지는 서쌍판납의 신(新)·구(古) 육대차산으로 구분되는데 구(古)육대차산은 이무(易武)지역으로 보이차의 고향이고, 신(新)육대차산은 맹해(勐海)지역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차산이다.     


청나라 건륭 43년(1778년) ‘전해우형지(滇海虞衡志)’에서는 ‘보차(普茶)는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으며, 육대차산(六大茶山)은 유락(攸樂), 의방(倚邦),    망지(莽枝), 만살(曼撒), 혁등(革登), 만전(蠻磚)이고, 그 넓이가 800리가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맹해지역은 포랑산(布朗山), 남나산(南糯), 남교(南峤), 맹송(勐宋), 경매(景迈), 포랑(布朗), 파달(巴达), 하개(賀開), 파사(帕沙), 만노(蔓糯)이다. 


현재 최고의 보이차 
 : 이무지역의 만송(曼松), 괄풍채(刮风寨), 박하당(薄荷糖), 맹해 지역의 노반장(老班章), 임창지역의 빙도(冰島), 석귀(昔归)마을에서 생산된다.


교목형 고차수에서 찻잎을 채집하여 만든 보이차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운남성의 국경 지대인 미얀마의 찻잎, 현대적인 차밭에서 생산되는 대지차(臺地茶)의 찻잎을 야생 혹은 교목형 고차수 찻잎과 병배하여 특정지역의 야생 혹은 교목형 보이차로 둔갑하는 것도 생산지역을 속였기 때문에 가짜이다.      


예를 들면_

- 보이차의 포장지에 구육대차산 중 이무지역의 ‘낙수동(落水洞)’의 마을로 표기되었는데, 내용물은 낙수동에서 채집한 찻잎이 아닌 경우도 가짜

- 포랑산의 노반장(老班章) 보이차는 워낙 고가여서 노반장의 찻잎을 10%, 신반장의 찻잎을 90% 혼합하여 노반장으로 팔아도 가짜


야생차일지라도 지역을 속이거나, 대지차를 야생차로 속이거나, 원료를 속이거나, 원산지를 속이면 진짜라고 할 수 없다. 보이차의 찻값은 산지별로 가격이 형성되므로 산지 차 가격보다 저가격이면 가짜일 경우가 많으며, 터무니없이 비싸면 의심해봐야 한다.  


셋째_ 생차(生茶)와 숙차(熟茶)의 발효방법을 속이면 가짜 

보이차는 후발효를 거치면서 특유의 맛과 향을 갖게 되고, 오랫동안 보관할수록 희소가치가 있어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보이차의 후발효 방법은 2종류로 구분한다. 생차가 장기간 스스로 자연 발효하면 ‘자연완만발효차’ 혹은 ‘자연발효차’라고 한다. 인위적인 악퇴(渥堆) 과정을 거쳐 쾌속 발효시키면 ‘인공쾌속발효차’, ‘인공발효차’라고 하며, ‘숙차’로 통칭한다.    


고차수의 찻잎을 채집하여 만드는 전통 보이차는 ‘야생 생차’라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숙성되어 짙은 밤색과 함께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니게 된다. 중량도 가벼워지면서 우려낸 찻잎은 탄력 있고, 생잎처럼 부드러운 특징을 갖게 되는데 이렇게 오래된 생차를 ‘노생차(老生茶)’라고 부른다.     


중국은 대약진운동 기간에 야생차나무밭을 개간하여 차나무도 심고, 찻잎을 채집하기 쉽도록 해마다 가지치기도 시행했다. 이때 재배된 차나무를 야방차(野放茶) 혹은 황지차(荒地茶)라고 한다. 그 후 1980년대에는 더 많은 찻잎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평지와 산 경사면에 계단식 차나무밭을 조성한 것을 대지차(臺地茶)라고 한다. 햇볕을 많이 받고 자란 대지차의 찻잎은 떫은맛이 강하고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 : EGCG)의 비율이 높다. 대지차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미생물을 이용하여 연구·개발한 것이 ‘인공쾌속발효법’이며, 약 45일 정도의 악퇴 공법으로 탄생한 보이차가 ‘숙차’이다.   

  

1973년 이후에 개발된 공법이라 ‘근대 보이차’라고도 하는데 숙차의 찻잎은 흑갈색이고, 잎은 탄력 없이 뻣뻣한 모양을 지닌다. 중국에서는 한때 보이차의 최고는 숙차라고 여겼으며, 보이차는 곧 숙차라는 공식이 성립되었다. 보이차인 숙차를 노생차로 속여 고가로 판매하는 것도 물론 가짜이며 ‘인공쾌속발효차’를 ‘자연완만발효차’로 만든 것처럼 속여 팔아도 가짜이다.    


다시 정리하면 생차는 품질이 높은 찻잎을 사용하는데 해발 1600m 이상에서 수령이 100년 이상 된 고차수에서 찻잎을 채집하여 가공하지만, 숙차는 해발 600∼1000m에서 수령 40년 미만의 대지차의 찻잎을 채집하여 병배를 하여 품질이 떨어진다.  


넷째_저장년도, 즉 빈티지를 속이면 가짜 

과거 중국에서는 보이차를 장기간 보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최근 오랫동안 저장된 보이차일수록 인기가 많고 고가품으로 취급받게 되면서 보이차의 저장연도 즉, 빈티지를 속이는 가짜가 많이 판매되고 있다.   


보이차는 저장 기간에 따라 5년 보이차, 10년 보이차, 20년 보이차, 30년 보이차 등으로 구분하고 보이차를 일정 기간 저장하여 보관하면 ‘진년보이차(陳年普洱茶)’라고 하며, ‘진년(陳年)’이란 해가 묵었다는 뜻으로 영어로 빈티지(vintage)를 말한다. 일부에서는 ‘부지년(不知年)’, ‘ 원년(遠年)’, ‘ 특급진장(特級珍藏)’ 등으로 부른다.     

향죽정의 3200년 된 보이차나무, 살아있는 화석
수령 500년 된 보이차 나무

진년보이차를 지칭하는 용어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노차(老茶)’로 ‘보이노차(普洱老茶)’는 통상적으로 생차(生茶)를 자연 완만 발효한 보이차를 말한다. 생차(生茶)를 말할 때는 ‘노생보(老生普)’라고 하며, 인공으로 강제 발효시킨 인공쾌속발효차인 숙차(熟茶)는 ‘노숙보(老熟普)’라고 한다.


2000년 이전에 만든 보이차 중에 특히 호자급이나 인자급 등 이른바 골동보이차(古董普洱茶)를 ‘노차’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부르는 가격이 1억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생차의 경우 100년 이상 저장이 가능하므로 저장연도를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가짜로 둔갑을 한다. 


생차는 5~10년이 되면 누런색에서 점점 밤색으로 변하며, 20년이 지나면 붉은빛이 도는 밤색 즉, 갈색화가 진행된다. 차의 떫은맛도 산화작용을 통해 점차 부드러워지며, 30년 정도가 지나면 떫은맛이 거의 없어진다. 인공쾌속발효차인 숙차는 대지차의 찻잎을 채집하여 만들어 저장 기간이 최대 2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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