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가장 먼저 바뀌는 건 옷장 이 아니다

마음속 계절과 현실 사이의 시간차

by Jay thinks 제이띵스

9월이 시작되면서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에는 가을 컬렉션이 화려하게 진열되기 시작했다. 여름의 마지막 더위가 아직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흔히 계절의 변화를 옷장에서 먼저 느낀다고 생각한다.

반팔을 정리하고 가디건을 꺼내는 순간이 계절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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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계절을 앞선다

사실 계절이 가장 먼저 바뀌는 곳은 우리의 마음이다.

9월 초, 아직 땀이 흐를 정도로 더운 날씨지만 우리는 이미 가을을 그리워하고 있다.

SNS에는 "#가을아빨리와" 해시태그가 넘쳐나고,

카페에서는 호박 라떼와 밤 음료를 주문하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계절적 기대감'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올 계절을 미리 상상하고 준비한다.

여름의 지루함이 절정에 달하면 자연스럽게 가을의 낭만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감각이 먼저 깨어난다

옷을 갈아입기 전에 우리의 감각이 먼저 계절을 감지한다.

아침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차가움, 저녁 6시에도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하늘,

길가에서 만나는 가을 꽃 한 송이.

이 모든 신호들이 옷장을 열기 훨씬 전부터 우리에게 계절의 변화를 알려준다.

특히 후각은 계절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포착하는 감각이다.

여름 끝자락의 습하고 무거운 공기와 초가을의 건조하고 선선한 공기는 분명히 다르다.

이 차이를 우리의 코는 의식하기도 전에 먼저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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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시간차

브랜드들이 계절을 앞서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계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온 변화보다 2-3주 앞서 가을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이면서 동시에 소비자 심리를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는 실제로 가디건이 필요하기 전부터 가디건을 사고 싶어 한다.

아직 반팔로도 충분한 날씨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가을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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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느끼는 진짜 방법

그렇다면 계절을 온전히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쇼핑몰을 닫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아침 산책을 하며 공기의 변화를 느껴보자.

같은 길이지만 어제와는 다른 빛, 다른 그림자, 다른 소리가 있을 것이다.

카페에서 계절 음료를 주문하기보다는 집에서 직접 차를 우려보자.

미디어에서 말하는 계절이 아닌, 내 몸과 마음이 직접 느끼는 계절을 만나보자.


계절의 변화는 옷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에서 시작되고, 감각으로 확인되며, 마침내 옷장에 도달한다.

진짜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그곳에서 이미 다음 계절이 속삭이고 있을 테니까.


계절은 기다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매 순간이 더 특별해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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