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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펫 Mar 15. 2019

강아지도 꿈을 꿀까요? <1>

뇌과학이 밝혀낸 동물의 수면

 안녕하세요! 그라스메디입니다. 우리집 강아지 당고는 하루 12시간이상 잠을 자요. 팔다리가 짧아 요렇게 뒤집어서 혹은 모로 누워 잠을 자곤하지요. 꼭 사람같지요?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오랫동안 바라보곤 하는데 간혹 다리를 휘젓거나 낑낑대는 소리를 내요. 혹시 악몽을 꾸나 싶어 "당고야~"하고 부르면 눈을 슬쩍 떳다가 이내 다시 잠이 들지요. 자고 있는 당고의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모든 견주님들이 궁금해하실거라 생각해 포스팅을 해요. 강아지도 잘때 꿈을 꿀까요?



 

메사추세스 대학에서  기억과 학습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신경과학자  매트 윌슨(Matt Wilson)에 따르면, 강아지 뿐만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잘때 꿈을 꾼다고 해요. 수면의 측면에서 강아지를 비롯한 포유류 동물들은 공통점이 아주 많답니다. 쥐, 고양이, 사람을 비롯한 강아지가 꿈을 꾼다는 증거. 한번 살펴볼까요?

쥐, 사람, 강아지, 고양이. 우리는 모두 포유류!, *출처: 123rf


1. 뇌의 구조 및 수면시 활동 패턴


  사람과 강아지는 둘 다 포유류에 속하지요. 포유류에 속하는 많은 동물은 수면과 관련된 뇌의 구조, 수면 상태에서 많은 공통점을 보여요. 강아지 수면 사이클에도 REM수면이 포함되어요. 


사람의 수면 cycle. REM수면은 얕은 수면상태.*출처: THE DIFFERENT TYPES OF SLEEP


 포유동물은 잠에 들면 REM수면 단계를 거쳐요. REM이란 'Rapid Eye Movement'의 약자로 빠른 안구 운동을 뜻하는데 이는 우리가 꿈을 꾸는 수면 단계에요. 포유류에 속한 많은 동물들이 REM수면 단계에서 비슷한 수준의 뇌활동을 한답니다. 



뇌 단면 그림의 Pons 위치, *출처:wikipedia

 또한 포유류의 뇌에는 공통적으로 Pons Varolii­라는 부위가 있는데, REM수면에 빠져있는 동안 우리의 주요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해요. 꿈을 꾸는 동안 몸을 크게 움직여서 잠자리에서 떨어지거나 깨지 않게 하기 위해서지요. 오래전 고양이를 대상으로 Pons Varolii를 제거한 동물 실험이 있었어요. Pons Varolii를 제거당한 고양이는 REM수면 단계에서 누워 있지 않고, 일어서서 걸어다니며 무언가를 추적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해요.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요. 고양이가 꿈을 꾼다는 것을 시사하는 잔인한 실험이지요. 






강아지 잘때 꿈 꾸는 증거 2. 쥐를 이용한 실험


 위에서 말한 사실들이 강아지 잘때 꿈 꾼다는 확실한 근거가 되진 못해요. 우리는 강아지와 대화할 수도 없고 그들의 의식 세계를 경험할 수도 없으니 강아지 잘때 꿈 꾼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울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매트 윌슨(Matt Wilson)은 보다 강력한 증거를 발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어요. 

쥐가 미로를 빠져나갈 때와 REM수면을 하는 동안 동일한 해마의 뇌세포 활동이 나타남.

 매트 윌슨(Matt Wilson)은 쥐를 미로 한가운데 두고, 쥐가 이를 빠져나가기 위해 길을 찾는 동안 쥐의 뇌세포 활동을 관찰했어요. 이때 쥐 뇌의 '해마'에서 뇌세포가 평상시와는 다른 패턴으로 활성화 된다는 점을 알아내었지요. 그런데 그는 쥐가 REM수면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미로에서 길을 찾을 때 활성화되는 해마의 활동 패턴이 그대로 재현됨을 발견하였어요. 즉 쥐가 미로를 빠져나가는 꿈을 꾸고 있다는 간접 증거가 되는 셈이지요. 



해마(Hippocampus).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 *출처: CNN

 몇 년후 매트 윌슨은 좀 더 구체적인 실험을 했어요. 쥐가 REM수면에 빠져있는 동안 쥐의 뇌 특정영역인 '해마'와 '시각 정보를 담당하는 피질'을 관찰했어요. 그 결과 미로에서 길을 찾고 있을때와 같은 속도로 뇌세포 활성이 재현되는 것을 발견했지요. 현실에서의 경험이 자는 동안 뇌 속에서 그대로 리플레이되고 있었던 것이죠! 이는 동물들의 꿈이 구성될 때 경험을 그 재료로 쓴다는 것을 말해준답니다. 



 

강아지는 매우 활동적인 동물이에요. 펜실베니아 수의과 대학의 학부장인 조앤 핸드릭스(Joan Hendrick)에 따르면, 강아지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매우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고 해요. 강아지가 잠꼬대하는걸 보신 적 있으신가요? 다리를 허우적거리고 입을 살짝 벌렸다 오므렸다... 가끔 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강아지 잘때 주요 근육들은 움직이지 않게 뇌의 Pons Varolii에서 신호를 보내지만 작은 근육들까지 제어하진 못하기에 이런 장면이 연출되어요. 그 작은 허우적거림이 강아지의 머릿속에선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움직임일수도 있는 것이지요. 


잠꼬대 하는 강아지



 

 우리는 강아지의 의식 세계를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그들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어요. 강아지 잘때 어떤 꿈 꾸고 있는지는 간접 증거를 통해 추측할 수 밖에 없지요. 어찌 됐든 뇌과학을 통해 강아지 잘떄 꿈 꾼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그들 역시 하나의 의식 체계를 갖추고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어요. 당신의 강아지가 더욱 사랑스럽고 특별해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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