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효진 Nov 25. 2020

열정 가득한 보스턴 베이비, 베니 차Benny Char

재즈에비뉴 언택트 인터뷰 #3

언택트 인터뷰는 메신저, 화상대화 등 직접 마주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하는 텍스트 콘텐츠입니다. 생동감은 조금 덜할 수 있지만 다양하고 개성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 Benny Char (1995년 12월생)

- 버클리음대 CWP 전공 학사 졸업

- <Genesis> (2015)

- <Lockdown> feat. Bob James (2020)



보스턴에서 태어나

다시 보스턴으로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래퍼, 기타리스트인 베니 차Benny Char 입니다. 한국 이름은 차수빈이에요.


한국과 미국을 오가셨어요?


사실 저희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음악가세요. 두분이 버클리에서 유학하시던 당시에 저를 낳으셨고, 제 나이로 8살때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고등학교를 마치고 버클리에서 공부하기 위해 스무살에 다시 보스턴으로 건너갔구요.



어떻게 음악을 접하게 되셨나요?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음악적 환경속에 둘러쌓여 자랐죠. 유아시절부터 주로 클래식과 재즈를 들으며 자랐으니 오히려 동요를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서울국제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에서 열린 'Talent Show' 에서 기타를 연주했는데, 저는 이때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경험을 통해 음악인으로써의 기쁨을 깨닫게 되었고 음악가의 길을 인생의 목표로 정했어요. 2015년 <Genesis> 라는 첫 앨범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21곡을 발매했어요.


첫 앨범 <Genesis>



음악을 

형성하다



음악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고 생각하세요?


첫째는 부모님이에요. 어머니는 한국에서 클래식 작곡을, 버클리에서는 재즈 작곡을 공부하셨는데 항상 저에게 음악적 완벽을 향한 마음가짐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음악적 꾸준함, 훈련, 저항정신, 음악의 사회적 대중성 등을 강조하셨구요.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 아버지는 락과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기에 저는 서로 다른 두 분 음악적 성향에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어요. 음악에 있어서 균형 잡힌 철학적 영향을 주신 셈이죠.


둘째는 고등학교 시절 저의 음악선생님이셨던 Mr. Ganus를 꼽을게요. 비록 제가 국제학교를 다녔지만,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예외없이 좋은 대학교 진학만을 목적으로 하잖아요. 많은 사교육비를 내면서 경쟁적으로 공부를 하는 현실속에서 Ganus 선생님은 저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시절 내내 용기를 북돋아주셨어요.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구요.



버클리에서의 경험도 소중하겠구요


버클리에서의 경험은 저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었어요. 저의 능력을 인정해주시고, 긍정적인 도움을 제공해주며, 음악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과 가르침 그리고 날카로운 지적들은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었죠. 교수님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자주 만나 음악적 지도를 받았던게 엄청나게 빠른 성장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자신의 음악적 색깔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들을 형성하셨나요?


제 음악에는 퓨전적인 요소가 많아요. 대중음악을 기반으로 그 위에 다양한 음악적 리소스를 차용해 혼합하는 실험을 좋아하죠. 클래식, 재즈 같은 고전 음악들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에요. 


초기에는 이런 시도가 정말 어려웠지만, 이후 다양한 장르의 어떤 부분들을 블랜딩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알게 되었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최근에 발매한 <Lockdown>은 댄스 뮤직의 그루브를 피자의 도우로 삼았고, 레트로의 향기를 위해 디스코를, 에스닉한 향기를 위해 삼바를 토핑으로 얹었습니다. 이런 과정이 제가 음악을 만드는 심미안적 방식이에요. 특히 훅Hook 부분에 중독성 있는 뚜렷한 멜로디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연주적으로는 슬랩과 핑거스타일을 사용하는걸 좋아해요. (영상)



벌써 1장의 정규와 여러 솔로음반들을 발표했어요.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순간적인 영감이 떠오를 때도 있긴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음악적 아이디어는 주어진 기일 안에 진정한 음악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아주 무거운 스트레스와 중압감을 거쳐 나와요. 매번 새 음악을 만들 때마다 많은 시도와 실수를 거듭하기도 했고, 좌절하기도 했죠.



제작 과정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무엇인가요?


독창성. 동시에 대중성을 추구하려 항상 노력해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결국 이런 요소들이 바로 제 음악의 본질이니까요.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저는 그럴때마다 제가 만들고 있는 음악을 믿고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은 결국 음악가로서 정체성 그 자체잖아요. 신념을 가지고 음악을 만든다면 오디언스들도 인정해주리라 생각합니다.





내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



이미 많은 음악들을 세상에 들려주셨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돌아볼 때 음악가로써 중요한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든 음악가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성을 스스로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매된 훌륭한 음악들을 들을 때에는 음악이 만들어지는 어려운 과정은 잘 모르죠. 사실은 천재적인 음악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바탕이 된 성장의 결과라고 봐야해요.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실존적으로 직시함과 동시에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음악적 방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디언스들의 비판도 긍정으로 받아들이며 꾸준히 성장해야 하는거죠.



이전에 발매한 많은 음악들 속에 담고자 했던 것은 주로 무엇이었나요?


저는 지금까지 음악을 발매하면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제가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음악을 해왔죠.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이 있다고 믿는 것은 중요해요. 그분들은 저의 음악적 시도를 이해할 것이고,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가 인지하고 있는거죠. 그 덕분에 저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가 함께 참여한 싱글 <Lockdown>



이번 싱글은 포플레이의 멤버 밥 제임스가 함께 했네요. 곡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


이번 싱글 <Lockdown>은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만든 음악이에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비관하기보단 극정적이고 로맨틱한 관점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가사와는 달리 신나는 댄스음악인데요, 외로움을 신나는 그루브로 표현하는 파라독스를 시도한 것이에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즐거운 분위기로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 (영상)



어떻게 밥 제임스와 컨택해 작업할 수 있었나요?


제가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밥 제임스와 함께 음반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이후 제가 음악가의 길을 가는 동안에도 피드백이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사실 밥 제임스와 함께 공동작업을 시도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이전에도 작업을 했었지만 발매되지 못한 곡들도 많은데, 그분이 생각하시는 음악의 완성도에 대한 기준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에요. 확실히 거장은 다르더군요..


그래도 제가 이번에 보내드렸던 <Lockdown>의 데모는 아주 흔쾌히 작업을 진행해주셨어요. 밥 제임스의 연주를 받았을 때 저는 감탄을 멈출 수 없었어요. 수정이 필요 없이 한번에 진행되었죠.


그렇긴해도 밥 제임스는 아주 친절한 분이에요. 공연이 끝나고 팬 미팅을 자주 하기도 하죠. 마음이 아주 따뜻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존중과 친절로 대하는 분이니까 혹 그분을 만나게 되더라도 두려워 마시고, 편하게 인사하셔도 괜찮으실겁니다 :)



독특한 감성의 뮤직비디오도 돋보인다. 베니 차의 <Dynamite>와 <Mirage> 뮤직비디오 중 캡쳐


유튜브에서 'Benny Char' 를 검색하면 뮤직비디오가 가장 먼저 눈에 띄어요. 이런 시도는 어떻게 하게 되신거에요?


모든 곡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하는건 아니구요, 곡이 나온 후 만족도에 따라 제작 여부를 숙고합니다. 여러 감독님들과 함께 뮤직비디오 제작을 하는데요, 제 음악에 대해서는 고집을 부리지만 영상에 있어서는 감독님의 아이디어를 많이 고려하고 따르는 편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성격의 재미있는 결과물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



특히나 저는 <Dynamite> 의 레트로한 비디오가 참 재밌있더군요 ㅎㅎ


그 뮤직비디오도 감독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분이 원래 코메디를 좋아하고 유쾌하신 분이여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고 저도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네요. (영상)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일단 제가 올해 말에 군입대를 합니다. 훈련기간을 마친 후에도 새로운 곡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구요, 아마 <Titanic> 이라는 이름의 힙합, R&B 곡이 될거에요.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글 김효진


예술가의 영혼을 살찌우는 콘텐츠 제작소 재즈에비뉴를 운영합니다.

https://www.facebook.com/jazzhyojin

https://instagram.com/hyojinism______


매거진의 이전글 스스로를 마주하며 직진, 피아니스트 이하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