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무스, 50년의 발자취와 지금

브라질 퓨전 밴드 Azymuth의 [Marca Passo](2025)

by 조원용

브라질 퓨전 밴드 아지무스가 1975년에 데뷔 앨범 [Azimuth]를 발매한 후 50년이 지난 시점에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아지무스를 ‘재즈 퓨전’이나 삼바 밴드라고 통칭하지 않고 ‘브라질 퓨전 밴드’로 부른 이유는 이들의 음악이 브라질 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외의 록이나 재즈, 소울 등의 영향은 가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지무스를 일컬을 때에는 두 개의 방점이 존재한다. 브라질과 퓨전. 브라질을 기점으로 융합된 무언가. 2023년 마르쿠스 발레와 함께 내한을 왔을 때에도 이들은 확실하게 자신들의 음악을 하고 갔다. 재즈 연주를 기대하고 온 관객, 브라질 음악을 상상하고 온 관객, 그것들이 모두 뒤섞인 음악을 마음에 품고 온 관객까지 대부분을 납득시키고 멋지게 한국을 떠났다.

이번 앨범 역시 아지무스는 그들의 목소리를 성실하게 들려준다. 2012년에 키보드 연주자 조제 호베르투 베르트라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2023년 아지무스의 처음부터 함께한 드럼 연주자 이반 마마옹 콘치의 죽음을 통과한 이후 처음 발매한 정규 앨범이다. 1975년부터 아지무스를 이어오고 있는 베이스 연주자 알렉스 말레히루스는 2016년부터 함께한 키보드의 키코 콘치넨치누, 새로운 드럼 연주자 헤나토 마싸와 1시간 7분가량의 시간 동안 아지무스의 기억을 되짚는 동시에 지금 이곳에서의 연주를 선보인다. 그들의 대표적인 과거는 'Last Summer In Rio'일 것이다(이 곡의 후렴 멜로디를 다 함께 부른 한국에서의 공연이 고스란히 떠오른다).

작곡자인 베르트라미에게 바치는 이 헌사는 인코그니토의 리더 장 폴 마우니크와 함께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장 폴 마우니크는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인 다니엘 마우니크의 아버지이기도 하니, 재즈와 펑크로 연결된 하나의 세계를 바라보는 듯하다. 'Samba Pro Mamão' 역시 일종의 헌정인데, 이는 이반 마마옹 콘치에게 전하는 것이다. 발랄하고 리드미컬한 삼바의 향연은 아지무스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곡 중반 퍼커션과 함께 리듬이 천천히 바뀌다가 다시 원래 템포로 돌아오는 지점은 오케스트라와 같은 이들의 위트를 보여준다. 여기에 키코 콘티넨치누의 보코더, 조제 카를루스 비고르나의 소프라노 색소폰은 삼바와 재즈의 경계에서 보사노바가 아닌 독특한 위치를 만들어낸다.

'Fantasy '82'는 단조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얇고 섬세하게 깔리는 코러스, 신시사이저의 그루브가 어우러지면서 아지무스 음악의 입장문을 연다. 이들의 퓨전은 제프 로버나 스탠리 클라크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흉내 낼 수 없는 브라질의 감각이 아지무스의 음악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Marca Tempo’에서는 브라질의 퍼커션인 레피니키를 현란하게 연주하는 망게이리냐가 앨범에 다양한 감각을 더한다. ‘Togu’는 느긋한 리듬 위에서 여러 질감의 소리들이 엮이면서 아지무스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또한 ‘Belenzinho’나 ‘Andaraí’는 상파울루의 지명인 벨렌지뉴, 리우데자네이루의 지명인 안다라이를 가리키면서 앨범에 지역성의 맥락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건 아마 'Marca Passo'라는 앨범 이름, 바로 그들의 흔적이자 발자취라는 말일 것이다.

월요일 연재
이전 08화삶이라는 꾸준함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