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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용 May 06. 2020

'그럼에도 말해야 한다'는 윤리

김훈 작가가 얘기하는 "사실 말하기의 힘"에 대하여


 최근 김훈 작가가 기고 글을 올린 걸 피드에서 봤다. 코로나19 시대에 김훈 작가가 본 우리 사회에 대한 염려와 희망에 대한 칼럼인데, 마침 이 글을 읽기 반나절 전에(우연히도) 이지은 평론가의 <안전거리없음: 원시적 성실성과 武將SIREN의 진화 – 김훈론>을 읽었고, 덕분에 두 글을 포개놓고서 바라보고픈 대목이 생겼다.


(…) 나는 이것이 ‘사실’의 힘이고, ‘사실 말하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 자체로서 힘을 내장하고 있지만, 그 힘은 ‘말하기’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공유되어야만 현실 속에서 작동한다. 정은경 본부장은 참으로 의젓하고 묵직하게 제자리에 있음으로써 ‘사실’을 말하는 자의 탈정치적 표정에는 깊은 의미가 있음을 알게 해준다._[김훈 기고 – 무서운 역병의 계절을 나며 희망의 싹을 보았다] 부분.


 김훈의 소설 <공무도하>에서는 육하원칙의 언어에 개별의 삶을 범박하게 담아 “추상할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신문기자 ‘나’가 나온다. 삶은 “육하의 언어”를 튕겨내고, 그나마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삶에 닿을 수 있는 언어를 김훈은 ‘시원의 말’이라” 칭한다. 이처럼 “불가능한 언어를 꿈꾸는 소설가의 고통”을 지닌 그가 이번 기고 글에서 얘기한 “사실 말하기의 힘”은 “그럼에도 말해야 한다는 당위”를 내재하고 어설픈 관념과 연민을 배제한 갱신의 윤리가 현장에서 발현하는 모습일 테다.


문학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사회 속에서 문학의 시선을 체득하기도 한다.


*본문 인용은 상술한 이지은 평론가의 글과 김훈 작가의 칼럼에서 비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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