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짓는 표정
매일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카페를 간다. 내게는 반복이 중요하다. 그리고 필요하다. 되풀이되는 일 없이 무언가 새롭게 도래하기만 하는 환경에서 강한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모든 일은 새롭고, 동시에 새롭게 반복된다. 일상은 안정과 불안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연이은 반복 속에서 종종 새삼스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건 뭘까. 예측 불가능성을 받아들이고 그 안의 변하지 않는 것들을 보며 한숨 돌리는 일 아닐까.
여전한 것들은 새로움을 맞이할 힘을 준다.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 역시 여전함의 다른 말일 것이다. 재즈는 일반적으로 헤드 멜로디에서 출발해 연주자의 솔로(즉흥연주)를 거쳐 다시 헤드 멜로디로 돌아와 끝난다. 익숙하고 반복되는 지점에서 그것과 연결된 길로 갈 수도 있고, 연결이 희미하거나 없어 보이는 쪽으로도 물론 갈 수 있다. 사실 거기서는 조금 길을 잃어도 된다. 함께 하는 연주자들이 있고, 그들이 늘 기민하게 솔로 연주자의 방향성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드에서) 솔로 연주는 완전히 혼자만의 연주가 아니라 몇 발짝 앞서가는 일에 가깝다. 앞에 선 존재만큼 뒤떨어져 보는 멤버들이 솔로 연주자의 방향성을 더 잘 가늠할 수도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위치에 있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간다. 적어도 연주의 순간만큼은 그렇다. 아무리 솔로 연주에서 길을 잃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실은 연주자와 듣는 사람 모두의 긴장을 풀어준다.
나는 이음매 없이 매끄러운 연주만큼이나 침잠하고 방황하는 연주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공연이나 쇼케이스에서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가령 잼(Jam) 무대에서 그 순간을 목격하면 연주자가 익숙하지 않은 곳에 발을 디뎠구나 싶은 마음과 함께 그 험로를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솔로가 끝났을 때의 섭섭함과 후련함이 담긴 얼굴도 기억에 담는다. 어쩌면 거기서 내가 매일 짓는 표정을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 낯설고 새로운 걸 경험한 모습을.
내가 아침마다 가는 카페에서 기대하는 건 나 혼자만의 시간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만남이다. 그곳에서는 늘 신기할 정도로 재밌는 일들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그런 걸 전혀 기대하고 간 게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서 알게 된 인연들이 지금 나의 길을 가장 따뜻한 목소리로 격려하고 응원해 주고 있다. 매일의 시간이 쌓일수록 그런 마음을 주고받는 일에 더욱 열린다. 생각해 보면 참 새삼스러운 일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한 공간을 기점으로 격려와 따뜻함을 나누는 일이 여전히 가능하다니... 그래서 나는 새로운 만남과 첫 안부를 묻는 일에 익숙해졌다. 새로움은 그렇게 익숙해지고, 그것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게 해준다. 영원한 건 없지만 오늘의 인사 뒤에 용기 내어 이어질 내일의 안부는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