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지면에 재즈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시간이 좀 지났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달 쓰고 있으니 꼭지로는 수백 개가 된다. 그 시간 동안 활활 타올랐던 시기도 있었고 미지근하던 시기도 있었다. 처음 재즈를 알아가던, 그러니까 활활 타올랐던 시기에는 음악 듣는 일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도 빨리 다음 곡과 다음 앨범을 듣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이 좋음과 가슴 뛰는 심경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뜨거운 가래떡을 입에 넣은 사람처럼 허둥거렸다. 그러다가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지금 고정 필진으로 있는 재즈 잡지사의 편집장님을 찾아갔다. 손편지를 들고.
편지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재즈에 관한 좋은 글을 남기고 싶고, 설령 모두가 공감하는 글은 아니더라도 제 글을 통해 그것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이 형성되고 소통되길 바란”다고. 그러고 나서 샘플 원고 전달을 위해 처음 쓴 글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의 빅밴드 앨범 [Bringin' It]이었다. 하나의 원고에 큰 에너지를 썼고 그건 좋은 기회로 필자에 합류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음악을 씹어 먹다 못해 되새김질을 할 정도로 반복해서 들으며 이야깃거리를 찾아냈다. 700자 원고를 쓰는데 한나절을 다 썼다. 쏟은 마음과 정성 덕분인지 그 이른 시기에 다뤘던 앨범들은 대부분 기억에 깊게 남아있다. 그러고 수년 전부터는 둔감의 시기가 찾아왔다. 길었던 둔감의 시기에는 원고 작업을 하는 시간 이외에 거의 음악을 듣지 않고, 듣더라도 익숙한 곡들을 주로 들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내게 자주 물어봤다. “평소에도 음악 많이 들으시겠어요.” 오랫동안 나의 대답은 같았다. “오히려 더 안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원고 작업할 때 아니면….” 마치 그게 내가 하는 일의 애로사항인 것처럼, 그리고 되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처럼.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