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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마법이 아니다 – 도태는 착각에서 시작

AI 시대의 주도권은 ‘사고’와 ‘설계’에서 비롯된다

by 김종혁 강사

최근 AI 도구의 보편화는 많은 이들에게 마치 해리포터가 마법지팡이를 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한 줄로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이미지가 생성되며, 영상이 자동 편집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AI는 '마법'이 아니라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은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이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았으면서도 짐짓 “AI 뭐 별거 아니네. 좀 더 지나서 완전 자동 비서 같은 게 나오면 그때 써야겠다”라며 복지부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움직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기술을 평가하려 들고, 능동적 탐구 없이 타인의 활용 사례만 지켜보는 관전자에 머무릅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AI 시대에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인간’으로 남게 만들 것입니다.


이 흐름은 관전자들에겐 매우 위험합니다. AI는 생각 없이 쓰는 사람에게는 가치있는 성과도 안겨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계에 판단과 실행을 넘기며 점점 주도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되겠죠. 이는 메트릭스 세계관에서 시스템에 연결된 인간처럼 그저 생존만 허락받는 삶과 다를 바 없습니다. AI 시대에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용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프레임을 만들고,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며, 목표를 설정하는 설계자이자 전략가가 되어야 합니다. 신입사원이든 주임이든, 임원처럼 생각하고 대표처럼 결정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AI 에이전트들이 본격적으로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고 실행하는 시대입니다. 겉보기에는 한 사람이 일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십 개의 AI가 그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디지털 팀’처럼 작동하는 구조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은 단순한 사용자와는 차원이 다른 성과를 얻게 될것입니다. 영화 <메트릭스>의 열쇠공(Keymaker)기억나시나요? 그는 전면에 나서서 싸우지는 않지만, 시스템의 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수많은 문과 경로, 제어 지점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식과 설계 능력으로 시스템을 지배하는 인물인 것입니다. AI 시대의 핵심 인재는 바로 이런 존재입니다. 수많은 AI 도구를 연결하고, 설계하고,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디지털 열쇠공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은 결국 ‘공부’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안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지하다는 것조차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저들보다 현명하다.” AI와 협업하고 싶다면, 반드시 목표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구조에 대한 이해, 그리고 핵심을 꿰뚫는 인사이트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무지한 자는 질문조차 하지 못하며, 질문하지 않는 자는 어떤 도구와도 협업할 수 없습니다. AI가 거짓말을 해도 모르겠죠? AI는 마법지팡이가 아닙니다. 설계하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고, 사고하지 않으면 소비자로 전락합니다. 이제는 기술을 ‘쓴다’는 생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술을 통해 일의 판을 바꾸는 사람, 바로 설계자, 전략가, 열쇠공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AI가 ‘당신 없이도’ 충분히 돌아가는 세상이 먼저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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