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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Nov 03. 2022

B2B 영업사원은 '의사'

고객의 Pain에 대응하는 Solution Provide가 되자!

2022년 9월부터 SBS에서 방송중인 '천원짜리 변호사' 9화의 소재는 '중고차'판매상입니다. 연예계에서 노안으로 유명한 84년생 현봉식 배우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중고차 영업사원으로 나옵니다.

보통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영업사원의 이미지가 이런 것 아닐까요? 화려한 언변, 말끔한 옷차림, 술 잘마시고, 넥타이 머리에 끼고, 소화기를 방송국 ENG카메라처럼 어깨에 올려놓고 노래방이나 룸살롱에서 접대하는 모습 아닐까요? 저도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때, 제 머릿속의 영업사원 이미지는 이러했습니다. 20여년전 소기업의 영업사원으로 첫 회식때 대표님이 각오를 물어보셨을때 "고객이 원하신다면 똥구멍까지 쪽쪽 빨겠습니다."라고 했다가 어색해지던 분위기를 느꼈었죠.


몇년 후, 이직을 해서 규모가 큰 중소기업의 해외영업 담당이 되었습니다. 해외고객이 방문했는데, 그 고객들이 '주말'에 한국여행 가이드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객들은 최종 고객이 아닌 대리점,유통사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무례한 요구였죠. 주말에 '갑'인 제조업체의 영업사원에게 여행가이드를 요청하다니... 고객이라고 다 '갑'은 아닙니다. 규모가 작은 대리점은 제조업체 입장에선 '을'의 입장인거죠. 당시 그 고객은 소규모 유통사로 제조업체에겐 '을'정도의 지위였는데 이런 요청을 했던 겁니다. 영업팀장은 아무것도 모르던 필자에게 주말 여행가이드를 지시했고, 저는 기분좋게 가이드를 한후 밤엔 비용이 많이 나오는 술집에서 접대도 했습니다. 결제는 제 개인카드로 했구요. 월요일 아침에 당당하게 영수증을 제출했습니다. 영업팀은 난리가 났죠. 대리점에게 접대를 회사가 '모르는' 술집에서 하고 '개인'카드로 긁은 다음 비용청구 했으니까요. 영업팀장은 영업팀에 배정되어 있던 예산으로 처리해줬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쥐구멍에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네요.


몇년 후, 제가 과장이 되었을 때, 옛날 사람이었던 영업팀 윗분들이 마음에 들어서 뽑은 남자 신입사원에게 경악한 적도 있습니다. 유흥업소 호객하는 사람이 입을 듯한 양복정장에 얼굴에 화장을 한후 큰 꽃다발을 손에 들고 첫 출근을 했건 겁니다. 그도 B2B영업사원의 역할에 대해서 오해했던 겁니다. 그게 아닌데... B2B영업사원은 자사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전문지식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조업체라면 전자공학, 전기, 기계, 화학등 공대출신을 기술영업담당으로 많이 채용하죠. 그것이 바탕이 된 이후 타겟산업과 Application, 반도체 산업, 자동차 산업, 화학산업등 해당 Business에 대해서 전문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똑똑해야 합니다.


몇년전 전경련에서 여러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모시고 B2B마케팅 특강을 할때 사장님들께 가장 원하는 영업사원은 어떤 사람인지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그분들은 새로운 기회 Oppotunity를 찾은 영업사원이라고 하셨습니다. 똑똑하고 우직한 사람이 끊임없이 오랫동안 두드려 새로운 대형고객사를 뚫어내길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B2B영업사원에 대해서 감이 잡히시죠? '똑똑하고 우직한 사람'

B2B영업사원은 '의사'입니다. 현란한 말솜씨로 고객의 욕망을 자극해서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을 사게끔 만드는 ‘사기꾼’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에 검사장비를 판매한다면 오른쪽 팔 정도되는 사용자(User)인 생산팀의 Pain은 조작의 불편함과 무거운 중량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알아차린 후 처방전으로 가볍고 조작의 편리성을 추가한 새로운 Solution을 제안하고, 왼쪽 팔인 구매자(Buyer),구매팀의 Pain은 기존 장비의 비싼 가격과 유지비라는 사실을 파악해서 처방전으로 비슷한 가격이지만 훨씬 저렴한 유지비라는 Solution을 제안하고, Initiator(시작자)인 구매담당 주임의 Pain은 카톡을 보내도 꼭 전화하고, 메일보내고, 팩스로 소통하는 공급사의 나이많은 영업과장 때문에 퇴근시간이 늦어져 짜증난다는 사실을 확인해 처방전으로 카톡과 홈페이지로 모든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구매담당 주임의 업무까지 상당부분 시스템으로 처리해주는 Solution을 제안하고, Decider( 결정권자)인 고객사 사장님의 Pain은 높아지는 인건비로 수익이 급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해 처방전으로 현 생산시스템과 호환가능하고 연계되는 자동화 장비라는 Solution을 제안하는 겁니다.


이런 히스토리가 쌓이면 병원에서 검진대상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조회하는 것 처럼 통합 CRM 시스템을 반드시 운영해야 합니다. 고객에 대한 여러 정보와 히스토리를 이직한 직원을 대신해 신입사원이 보더라도 한눈에 이해하게끔 만들어야겠죠?


B2B영업사원은 '의사'입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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