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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Nov 03. 2022

B2G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조달청, 나라장터에 납품하는 건가?

B2G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B2G는 Business to Government. 정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을 의미합니다. 단순하게 정부에 컴퓨터나 책상등을 조달청이나 나라장터를 통해 납품하는 것을 떠올릴수도 있지만 중앙정부, 지방정부, 정부기관, 공공기관, 공기업, 정부투자기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위탁교육기관, 정부기구, 국제기구등 굉장히 범위가 넓습니다. 또한 관련된 주체도 다양하고 많습니다. 서비스 제공업체, 하도급업체, 위탁업체, 담당 공무원, 컨설팅업체, 로비스트등  많고 다양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교육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디지털마케팅'이란 주제로 저의 채널인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 유튜브로 개인 수강생을 모집해서 1인당 만원씩 수강료를 받고 100명을 모아서 강의를 진행하면 B2C, Business to Consumer 교육입니다. A기업 인사교육팀의 주임이 카톡을 보내서 강의료를 확인하고 'B2B마케팅'교육을 2시간 120만원에 의뢰하면, 그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은 저에게 수강료를 지불하지 않는 순수한 사용자 (User)이고, 인사교육팀의 주임은 시작자 (Initiator), 교육을 최종 승인한 인사교육팀 팀장은 결정권자 (Decider)가 되는 전형적인  B2B, Business to Business 교육인 것 입니다. 직접 XX공사나, ZZ공단의 교육담당자가 연락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은 당연히  B2G 교육인데, 대구에 위치한 대구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위탁 운영하는 QQ대학교의 담당자가 필자에게 연락해서 대구지역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마케팅'교육을 의뢰한다면, 수강생은 비용을 내지 않지만 반드시 그 교육을 들어야 마케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강제성을 느끼게 되고, 교육비는 '중소벤처기업공단'이라는 정부기관에서 나오는 것 인데, 중간에 QQ대학교 담당자에게 영업을 해서 교육의뢰를 딴 교육에이전트가 존재한다면 그가 30%정도의 수수료를 챙기게 되는 것이며, 필자는 낮은 강의료임에도 공공기관에서 진행했다는 레퍼런스를 추가하고 싶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교육을 진행할 것 입니다. 바로 이것이 B2G, Business to Government 의 좋은 사례가 되겠죠.

2014년 부산대학교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창업마케팅'수업을 진행했을 때 접했던 사례입니다.

유일하게 남학생들로만 구성되었던 2조의 창업 아이템은 '여성용 소변기'였습니다. 아이템 선정 동기는 축제나 큰 행사때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서있던 여성들이 안타까워서 빠르게 소변을 볼수 있는 소변기를 개발하겠다는 것 이었습니다. 우선 남성용 소변기처럼 칸막이가 없고 한꺼번에 많은 여성들이 소변을 볼 수 있도록 벽에 많은 수가 부착되어 있는데 서서 다리사이에 있는 소변기에 소변을 보는 구조였습니다. 그때 그 발표를 듣고 있던 여학생들의 표정을 보니 혐오하는 표정이었습니다. ( -.- ) 그래서 제가 "2조 남학생분들. 사용자인 여성분들이 정말 싫어하시는데요?" 라고 했더니 발표하던 남학생이 당당한 표정으로 "교수님, 상관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학생의 논리를 제가 아래에 표로 정리했습니다.

여성용 소변기를 B2C시장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사용자에게 필요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효용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집 화장실에 줄을 서서 기다리진 않을 것이고, 굳이 집에 있는 화장실에 남성용 소변기, 여성용 소변기를 구분해서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론은 Mission Impossible!! 그렇다면 B2B시장을 타겟으로 하면 어떻까요? 여성 손님들이 많은 건물에 화장실이 부족해서 언제나 줄을 서게 되고 그녀들의 불만이 커져 손님들이 떠나게 되면 공실의 Risk가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한 건물주가 그 건물의 화장실에 본 여성용 소변기를 대량으로 설치하게 되는데, 기존 좌변기를 본 여성용 소변기로 교체하는 비용은 정부에서 50%를 지원해주고 물이나 전기를 훨씬 적게 소비하는 친환경 변기이기 때문에 교체비용은 6개월이면 회수가 가능합니다. 사용자인 여성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화장실을 더 만들어야 하는 추가적인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50%의 보조금! 이 부분을 위해서 해당 정책 담당 주무관을 알아야 할 것이고, 정책제안을 하고 PT를 해서 적용시키는 전략이 필요하겠죠? 굉장히 힘들고 오래 걸리고 성공도 보장이 안되는 과정일 것 입니다. 그렇지만 이 프레임이 완성이 된다면 본 시장에 신규진입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여성용 소변기가 될 것입니다. 라고 발표했습니다. 설득력이 있나요? 2014년 당시 필자가 너무 재미있어서 학생들하고 한참을 토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일반적으로 B2G마케팅은 B2B마케팅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좀 안 좋고 비싸더라도 사주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후진국'과 '선진국'으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후진국의 경우는 정부조직의 부패가 만연해 있어서 안좋고 비싼 제품이라도 정부 담당자의 친구나 친척에게 높은 가격으로 납품하게 하고 백마진을 챙기는 경우일 것인데, 선진국의 경우는 '사회적 정당성'을 주는 서비스나 제품이 있다면 정부기관이 투자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는 거죠. 자국에서 만든 전투기가 미국산 전투기보다 비싸고 안좋아도 구매를 하는 이유는 자국에서 직접 생산, 수리,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고용을 촉진시킬 수 있고, 투자도 유치할 수 있고, 자국의 국방기술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사회적 정당성'이죠.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고 알짜배기 공항이나 공공기업등을 외국기업에 헐값으로 팔아버린다면 '사회적 정당성'이 없는 행위가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A기업이 지역 사회적기업으로 경력단절 여성과 노인인력을 많이 채용한다면 정부가 해야할 책임을 대신 해주고 있는 '사회적 정당성'를 가지기 때문에 정부는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겁니다. 이때 정부의 예산, 우리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 이기 때문에 예산집행의 근거는 확실해야겠죠. 정부로 부터 창업자금을 지원받은 창업자들이 저에게 한번씩 토로하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자금을 초저리로 지원받는 것은 좋은데 제대로 사용하기가 힘듭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집행 근거가 필요하니 쓸 수가 없습니다." 라는 것이죠. 할 수 없습니다. 세금이 투입이 되는 거니 돈을 사용한 근거는 확실해야 겠죠. 이렇게 해도 빠져가는 돈들이... ㅠ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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