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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Dec 18. 2022

B2B시장 Approach 방법 4/4

B2B시장 구분 방법 : 구매자의 동기부여, 인식, 위기관리전략 

⑤ 구매자의 개인특성

ⓑ 구매자 동기부여


독자 여러분들은 언제 가장 구매 동기부여를 받으시나요? '구매 동기부여'라는 말 보다는 '뽐뿌받다'라고 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네요. 우린 온라인 쇼핑몰을 접속해서 구매후기를 보다가 FOMO (Fear of Missing Out : 가격할인, 1+1, 매진임박등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 심리에 굴복해 지르는 경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등 SNS에서 업체가 아닌 지인이 올린 영화감상, 책구입, 여행후기등의 글에 설득당해 예약하고 구매하는 경우등이 많죠? Desire(욕망)에 패배해 구입한후에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B2B고객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감정이나 욕망으로 기계나 장비, 소재, 부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조직적으로 구매하고, 구매결정의 단계를 거치며, '대부분' 타당하고 합당한 이유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외: Owner, 기업소유자의 개인적인 욕망으로 고가의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승계나, 비자금등의 이유가 있겠죠.) 이 경우, '구매자의 동기부여'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 서비스일지라도 구매자가 사지 않으려하면 영업담당 입장에서는 설득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직접 그린 삽화

4년전 모 산업기계 영업담당 대리, 과장들을 대상으로 B2B세일즈, 마케팅강의를 진행했을때 겪었던 사례입니다. 4시간 강의중 2시간이 지나고 쉬는 시간에 심각한 표정의 대리 한명이 커피를 한잔 주면서 이렇게 물어왔습니다. "강사님,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고객이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회사의 지게차가 경쟁사보다 저렴하고 성능도 좋은데 왜 우리제품을 선택하지 않는걸까요? 이해가 되세요? 이건 '배임'아닌가요?" 그래서 필자는 "대리님, 구매자는 제가 강의중에 말씀드렸다시피 그 기업의 주인(Owner)나 결정권자(Decider)가 아닌 구매라는 기능을 대행하는 바잉센터(Buying center)입니다. 그들이 동기부여가 되어야 새로운 공급자가 진입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경영진에서 구매팀에게 어마어마한 비용절감 압박을 가한다면 동기부여가 되겠죠? 스마트팩토리, 창고자동화를 위해서 신개념의 스마트 지게차를 도입해야 한다면 이 또한 동기부여가 될 것 입니다. 아마도 지금은 지게차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있는 것 같습니다. 고객(Account)의 상황을 세세하게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가 경쟁사의 품질문제나 AS문제, 경제환경의 변화로 인한 비용절감 이슈의 대두같은 상황이 나타나면 공격할 수 있도록 두눈 부릎뜨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구매자 동기부여' 관련해서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사례입니다. 2007년 대만의 메모리업체들이 시작한 반도체 치킨게임 시기에 저는 대만 신주(新竹)에 있었습니다. TSMC에 한국산 웨이퍼가공용 공구를 납품하기 위해 접촉중이었죠. B2B영업사원들이 고객사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새로운 부품이나 공구가 들어오는 것을 '제조팀'이나 '공정기술팀', '품질팀'등이 좋아할까요? 절대 좋아하지 않을겁니다. 귀찮으니까요. 잘 만들어놓은 최적의 환경에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면 B2B영업사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할까요? 먼저 구매팀에 접근하게 될 겁니다. 당시 TSMC의 구매팀은 상당히 '동기부여' 되어있던 상태였습니다. 저를 만날때 굉장히 고무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부품, 공구도입으로 비용이 절감되면 그 절감액의 1%을 인센티브로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10억원을 절감한다면 1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기게 되는 것 이었습니다. 한국보다 실질적인 임금은 약간 적게 받았던 대만 직장인 입장에선 굉장한 금액이었고 상당히 '동기부여'되어있던 상태였던 겁니다. 그때부터 같은 또래의 그 대만인 여자 구매과장은 저와 한팀이 되어 '제품개발팀', '공정기술팀', '제조팀', '품질팀'을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보를 주고받고, 같이 자료를 만들고, 함께 고민하는 동료가 되었습니다. 


자! 이제 감이 오시죠? 구매자의 동기부여는 거시적인 경제상황, 고객사의 상황, 기존 공급사의 상황, 당사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당신의 제품을 구매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지를요.


ⓒ 개인의 인식

2007년 대만에서 세계적인 반도체 파운더리 업체 TSMC를 대상으로 영업할 당시 사례입니다. 구매 결정권자였던 대만인 구매팀 상무를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2007년당시 50세정도 였으니 1958년생정도 되었을 겁니다. 국립 대만대 출신이고 3년간의 병역을 치른 남자였습니다. 30대 초반의 필자와 50대 초반의 대만 대리점 사장, 50대 초반의 고객사 상무 3명의 상견례를 하고 제품을 소개하던 자리에서 그 고객사 상무는 살짝 장난스럽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한마디를 했습니다. "I hate Korean. (나는 한국을 싫어합니다.)" 장난인줄 알고 웃고있던 필자에게 그는 1992년 8월24일, 30대 초반이었던 그에게 잊을 수 없었던 사건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만TV에 생중계되던 한국 명동 대만대사관에서 내려가던 '청천백일기'. 대만 대사관은 그대로 중국의 대사관으로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의 대만인들로 부터 환대를 받아왔던 필자는 처음으로 반한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50대 대만인 남자를 눈앞에서 맞이하게 된 것 이었습니다. 대륙 한족출신에 봉건적인 중화사상을 가진 상당히 많은 대만인들은 당시 급격하게 경제,문화,국제정치적 위상이 성장하던 대한민국을 싫어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이 '개인의 인식'이죠. 정치, 인권, 부패, 공동체, 환경등 여러가지 사안에 개인의 인식과 성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위와 같은 경우를 눈앞에서 맞이했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셨을까요? 좋았을까요? 싫었을까요? 기뻤을까요? 슬펐을까요? 30대 초반이었던 필자가 낙담하고 있을때 경험이 많았던 50대 초반의 대리점 사장은 오히려 크게 기뻐했습니다. 


"John! (필자의 영어이름) 상무가 한국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얘기해줬다는 건 좋은 일이야. 불확실성이 하나 없어졌다는 거지. 만약에 그가 이런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안좋은 방향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얘기하는데 이건 좋은 일이야. 협상은 계속 이어질거야. 퇴짜놓는 상대방을 공략하는 것이 오히려 쉬울수도 있지. 한국인인 John은 뒤에서 기술적인 문제, 한국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비슷한 나이또래의 대만인인 내가 앞에서 협상을 이끌어가면 되지! 자. 화이팅 하자고."


대리점 사장의 말대로 필자는 뒤에서 기술적인 문제, 한국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대리점 사장이 협상을 이끌어가서 우리는 기회를 얻었고,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서 고객사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 위기관리 전략 (수용 or 회피)

필자가 '효성'에 다니던 시기, 선배들에게 술자리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다리를 건설할때 '현대'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빠르게 건설하고, '삼성'은 철저하게 분석해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SK'는 계속 컨설팅을 받으면서 회의만 하고, '효성'은 계속 사업검토만 하다가 안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지리하게 이어지는 신사업 검토회의에 지친 선배들이 불만을 섞어서 한 얘기겠죠?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범'현대'그룹은 안되면 되게하는 군대문화의 느낌, '삼성'은 기계처럼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느낌, 'LG'는 인화단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착한 느낌,  'SK'는 한명한명이 컨설턴트인 다들 잘난 느낌같은 조직만의 분위기가 있죠? 위기관리 전략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경영진 혹은 조직, 그 조직의 또라이같은 한 개인이 주도하여 자사의 강점을 백분활용한 위기타파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인지? 비대해진 정부관료같은 조직으로 변화를 회피하며 위기를 맞이할 것인지? 전자의 경우에는 비용과 품질면에서 강점을 가진 새로운 공급사의 기계나 장비, 소재, 부품,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 할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새로운 공급사 진입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으려 회피하려는 행태가 나타날겁니다. 다 같이 책임지려고 지리하게 늘어지는 결제라인과 참조라인에 최적의 타이밍은 지나가겠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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