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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Mar 05. 2023

B2B유통이란 무엇인가?

B2B 간접유통의 정의와 종류, 특징

필자가 1999년 중국 배낭여행을 했을 때 입니다. 칭하이성 티베트족 자치구의 거얼무(格尔木)까지 기차를 타고가서 티베트 자치구의 성도인 라싸(拉薩)까지 며칠간 버스를 타고간 적이 있습니다. 20세기 마지막을 남들이 잘 안가는 오지를 여행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20대의 치기어린 모험심에서 시작을 했죠. 라싸 포탈라궁 앞 광장에 갔을때 제눈에 보인 것은 높은 고도때문에 새파란 하늘이나 색다른 티벳문화가 아니라 길거리 자판에서 팔리고 있는 수공예 악세사리들이었습니다. 똑같은 것들이 일본에서 1천엔(당시 환율로 11,000원 이상)이상의 가격으로 길거리에서 팔리는 것을 1998년에 봤는데 티벳에선 1달러정도에 팔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때 '유통'에 대해서 처음으로 고민해봤던 시기였습니다. 

티베트 라싸
어떻게 하면 더 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팔수 있을까?


처음엔 물어물어 도매상을 찾아갔습니다. 1달러였던 악세사리들의 소매가격이 2-30% 정도 저렴해졌습니다. 또 물어물어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수공예 악세서리 공장들을 찾아가보니 1달러 소매가 대비 절반가격이었구요. 절반가격에 사려면 최소수량으로 1천달러 이상을 사야했습니다. 그 공장에서 악세사리들을 사서 큰 배낭에 가득 채운후 중국천진에서 배를 타고 일본 고베로 넘어가 오사카의 아메리카 무라에서 길거리 자판을 했습니다. 경찰에게 잡혀가기도 했고 그들에게 악세사리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여행경비를 제하고도 500만원정도가 남았던 정말 쏠쏠하고도 재미있었던 경험이었죠. 


직장인 생활을 마감했던 2012년이후 11년정도 창업 교육과 멘토링, 컨설팅을 하면서 창업자분들께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B2C, B2B, B2G 고객은 공략하는 방법이 많이 다릅니다. 여러분들의 창업 아이템을 머리속에 떠올려보시고 고객이 누구인지 떠올려보세요. 고객이 B2C인가요? B2B인가요? B2G인가요? 해당하는 곳에 손을 들어보세요." 하면 B2C가 조금 많게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시 질문을 "B2C인데, B2B같기도 하신분들은 다시 손들어보세요."하면 B2C에 손을 들었던 사람들중 절반넘게 다시 손을 들었습니다. 그분들과 면담을 해보면 소비자용 상품을 제공하는 B2C가 맞긴하지만 유통을 하려면 도매업자를 상대로 해야하기 때문에 B2B라고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대표적인 B2B유통방식을 대리점 (도매업자)를 통한 '간접유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반박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무슨 소리냐?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에 납품할때 벤더가 대리점없이 직접 공급하고 물량이나 금액이 훨씬 더 많은데 그건 잘못된 것이다." 거래물량이나 금액을 보면 '직접유통'이 거의 비슷하거나 더 많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B2B유통에서 많은 인력과 시스템이 '간접유통'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섹션에선 그것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도매업이란 무엇인가?

'도매', '都賣', 'Wholesale' 이것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는 '상품의 유통과정에서 생산과 유통의 중간에 위치하는 경제활동'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생산업자로 부터 대량으로 구매해서 다음 단계 도매상이나 소매상에게 도매가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죠. 김장철마다 나오는 뉴스중에 '농산물 도매상이 엄청난 유통마진을 취한다.'며 악마화하는 기사들로 장사하는 매스컴들이 많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래야 클릭률이 높아지고 광고수익도 높아질 테니까요. 그렇지만 농산물이라는 생산품의 특징을 잘 이해하면 그것들의 도매마진이 높아야 하는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1년내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계절별로 나오는 생산량이 다르고 먼 거리로 인해 유통비용도 증가하며 특히 유통과정에서 많은 양이 폐기되거나 품질이 떨어져 상품가치를 잃어버릴 리스크 또한 상존합니다. 그 리스크들을 줄이기 위해선 냉장트럭이나 냉장창고등 유통인프라에 투자도 해야 할 비용들도 많습니다. 도매업자는 소매업자나 가치사슬 전후단계의 도매업자, 생산업자 혹은 기업고객을 상대로 판매활동을 하는 이들입니다. 여기엔 조건이 하나있습니다. '최종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판매금액이 없거나 아주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매업자는 생산업자, 소매업자, 기업고객들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해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관리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2) 도매업의 종류

도매업은 크게 '제조업체 도매상', '상인 도매상', '대리점 및 브로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 도매상 (Manufacturer's Whosale operation)'은 제조업체가 유통과정에 대리점, 에이전트등의 도매상을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조업체가 배송, 보관, 판매등 도매업자의 역할까지  모두 직접 수행하는 것입니다. 제조업체가 전문 도매업자들보다 유통의 전문성이 뛰어나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복투자가 되고 비용도 낭비될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집니다. 재고보유 가능유무에 따라 '판매지점(Sales Branch)'과 '판매사무소(Sales Office)'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상인 도매상 (Merchant Wholesaler)'은 '제조업체 도매상'처럼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제조영역이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것 이겠죠. 대량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직접 보관하고 소분해서 소매업자에게 상품을 공급합니다. '상인 도매상'의 종류는 '직송 도매상', '현금거래 도매상', '트럭 도매상', '진열 도매상', '가공 도매상', '수출입전문 도매상', '인터넷전문 도매상'등의 있습니다. 가능 서비스의 영역에 따라 '완전서비스 도매상'과 '한정서비스 도매상'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대리점 및 브로커'입니다. 그중 첫번째로 설명드릴 종류는 '브로커 (Broker)'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대표적인 B2B 유통방법 3가지'에서 퇴직하는 대형고객의 구매상무 사례로 설명드렸습니다. 대개 브로커는 창고나 배송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영업과 접대, 서비스를 통해 기업고객의 상황에 맞는 제조업자를 찾아 매칭해주고 그 제조업자의 영업사원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브로커가 PO(Purchsing Order)를 받아주면 제조업자가 상품의 보관, 운송, 서류작업등을 합니다. 관리직원 고용이나 창고유지등의 비용이 필요없기 때문에 영업과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제조업자 대리점 (Manufacturer's Agent)'입니다. '하이마트'형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쉬울듯 합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는 삼성전자 제품만 구매할 수 있고, 'LG 베스트샵'에서는 LG전자 제품만 구매할 수 있지만 '하이마트'에서는 삼성, LG, 대우등 여러가지 메이커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자 대리점'은 이처럼 서로 다른 제조업체의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유통시킵니다. 중요한 점은 서로 다른 제조업체의 다양한 제품들이 중복되어 서로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효과)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거래계약시 중복되지 않게 판매제품의 종류과 지역, 고객등을 잘 협의해서 제한해야 합니다. 필자가 2006년 후반 대만에 반도체공정용 공구를 영업할때, 쉽게 대만 반도체시장에 진출하려고 중화권 최대규모의 대리점과 컨택해서 제품유통을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대리점의 회사규모가 제조업체보다 더 큰 '갑'의 위치여서 인지 시장조사 결과나 영업 결과보고등을 6개월간 잘 해주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이미 경쟁사의 같은 제품으로 주요고객사에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당시 필자와 컨택하면서 당사 제품의 시장진입을 최대한 막고 있었던 거죠. 다음은 '판매 대리점 (Selling Agent)'입니다. 판매대리점은 계약한 제조업체의 모든 품목 판매권한을 부여받습니다. '영업 외주'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영업시스템 구축에 비용을 쓰고 싶지 않은 제조업자와 제조시스템 구축에 비용을 쓰고 싶지 않은 전문적인 판매대리점이 만난다면 좋은 시너지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판매 대리점'이 있으면 '구매 대리점'도 있겠죠? 다음은 '구매대리점 (Purchasing Agent)'입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때 구매를 대행해주는 대리점입니다. 필자가 있었던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태양광 산업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품질에 민감한 영향을 끼치는 소재, 부품, 장비를 구매 외주업체에 맡길 순 없었겠죠? 마지막으로 '수수료 상인 (Commission Merchant)'입니다. 법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많은 소규모 생산업자들의 상품을 마케팅, 영업, 보관, 유통, 판매를 대행해주는 유통업체입니다. 대개 매출에서 계약한 커미션(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제외한 대금을 생산업자들에게 지불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배추를 포기당 5천원에 2만포기를 판매한 대금 1억원중 커미션 30%인 3천만원과 마케팅, 영업, 보관, 유통, 판매비용인 3천만원을 제외한 4천만원을 생산업자에게 지불하는 방식이죠. 생산업자 입장에서는 포기당 원가 1천원의 2배인 판매가를 받았고, 생산원가이니 판관비는 없기때문에 생산원가 대비 100%의 이익이 생기는 것이네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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