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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Mar 02. 2022

'Gate keeper'란 무엇인가?

B2B Value proposition과 Solution


B2B Value proposition에서는 공급사 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말 중요한 고객 Key account라면 예를 들어, 공급사 영업팀의 대리는 고객사 구매팀의 과장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미팅을 하고 고객의 니즈와 상황을 파악하고, 과장은 구매팀 차장과 생산팀 담당자, 품질팀 담당자를 상대하고, 부장은 구매팀장을 상대하고, 공급사의 대표는 고객사 구매팀의 임원과 골프를 치면서 영업을 할 수도 있겠죠.


제가 직업 경험했던 해외사례를 하나 공유드려보겠습니다. 수년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조력자로 만들어왔던 고객사 구매팀의 A임원이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업팀 입장에서는 정말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태죠. 그때 그 임원 입장에서 Empathy, 공감 한번 해보세요. 대기업 B에서 퇴직은 했지만 돈 나갈 일은 많고, 사업이나 투자를 해야겠지만 겁이 나고, 생각이 많을 겁니다. 그때 공급사와 함께 하는 사업제안을 할 수도 있죠. 대리점 권유를 하면 인건비나 큰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내켜하지 않을 겁니다. 그때 제안해줄 수 있는 유통방식, 에이전트 혹은 브로커 역할을 제안합니다. 공급사가 영업관리 업무를 대부분 하기 때문에 직원 채용의 부담이 덜하고, 상품도 공급사에서 고객사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의 귀찮음도 없으며, 공급사는 대리점에 의한 대금회수의 불안도 없이 일정 %의 수수료만 제공하면 됩니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A임원을 활용해서 빠르게 대기업 B를 직접 관리대상인 Key Account로 전환하면 베스트라고 여기겠죠? 

이 책을 읽으시는 독자께서 A임원의 입장이라면 절대로 공급사를 완벽하게 믿으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유통에서 중간에 위치한 사람은 언제나 ‘존재의 이유’를 강력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내가 없으면 거래가 되지 않게 만들어야겠죠? 그러면서도 창고를 마련해서 창고 담당 직원과 영업, AS 직원을 채용해서 공급사의 귀찮음과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고, 고객사에게는 다른 상품도 취급해서 접점을 줄여주는 서비스와 함께 결제수단과 주기 선택의 편리함을 주며 쌍방에 편리함을 제공한다면, 대체 불가한 판매 대리점으로 자리 잡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끊임없는 업무개선과 시장 확장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렇죠? 어떤 산업에 계시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Gate keeper에 대해서 조금 더 상세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제가 모 중견업체에 재직했을 때, 고객사에 대한 신규 개척 영업이 마무리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고객사 구매담당자에게 PO (Purchasing Order)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계속 담당자가 팩스를 안 보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당사 영업팀 상무님이 저에게 “김 과장, C업체 PO 받았어?” 그래서 제가 “전화해봤는데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다음 주에 보내준다고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네요.” C업체의 구매담당자는 계속 핑계를 대면서 PO를 발행해주지 않았습니다. 그 핑계는 다양했습니다. ‘구매팀장이 해외출장을 갔다.’, ‘담당자가 휴가를 갔다.’, ‘중요한 전사 글로벌 미팅이 있다.’ 등이었습니다. 한주 밀리는 것을 별것 아니게 생각하면 2주, 3주, 한 달, 두 달 금방 지나가고 이 영업건은 어느 순간 경쟁사에게 넘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B2B 마케팅, 세일즈의 프로세스

자, 같이 위의 B2B 마케팅, 세일즈의 프로세스를 한번 볼까요? New Opportunity (새로운 기회) - 전시회 참가,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규 고객을 찾아냅니다. 다음은 Initial Communications (초기 커뮤니케이션) - 담당자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미팅을 잡는 ‘콜드 콜’, Fact Finding (사실 발견) - 고객사의 Pain 및 현황 확인, Develop Solution (솔루션 개발) - 당사의 역량을 집중해서 대체품 혹은 서비스 개발, Propose Solution (솔루션 제안) - 견적, 납기, 가치제안을 메일 혹은 미팅이나 발표회 등을 통해 제안합니다. 다음은 Solution Evaluation (솔루션 평가) - 제안한 솔루션에 대한 고객사의 피드백이 오겠죠? ‘비싸다, D/C 해 달라. 다른 기능 추가할 수 있나’등, Negotiation (협상) - B2B 영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입니다. 협상능력. 공급가, 납기 등 주요 사항을 협상합니다. 그런 다음 PO, Purchasing Order를 받게 되는 거죠. PO를 받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Pilot Test에 1차, 2차, 3차 Test 하고 다시 검증하고, 양산 Test 하고 공급자 공장 Audit (심사)하고 그런 다음 Account Maintenance (고객 관리) 단계로 넘어갈 겁니다.


그런데 위의 B2B프로세스 중에 공식적으로는 언급되지 않고 숨어있는 단계가 반드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어느 단계 다음이라고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기존 공급사의 반격’이 반드시 있을 겁니다. 자기 거래선을 순순히 내어주는 영업사원은 바보가 아닌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기존 거래선을 빼앗기면 당장 윗선에서 불호령이 떨어질 겁니다. 90년대 2000년대 초반엔 재떨이가 날아들 정도의 일이었겠죠? 

그렇다면 B2B 영업 중에 위와 같은 기존 공급사의 반격과 그들과 관계가 좋은 고객사 내부인의 방해로 Bottle Neck (병목현상) 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 좋은 예시가 있습니다. 두 가지로 나누어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시 1. 중견 제조업체인 당사의 영업임원은 생산, 연구 직무를 오래 해온 50대 초반의 온화한 성격의 상무. 고객사 PO에 대해서 물어본 후 담당과장이 “전화해봤는데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다음 주에 보내준다고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네요”라고 하면 “그래? 기다려보자” 라며 계속 기다립니다. 계속... 기회는 경쟁사에게 넘어갑니다. The End


예시 2. 대기업 출신의 50대 초반 부장 (경쟁사 출신일 확률 높음)이 진급이 안되어 중견 제조업체인 당사로 이직해서 상무로 진급. 영업직무만 오래 한 공격적인 성격의 상무. 고객사 PO에 대해서 물어본 후 담당과장이 “전화해봤는데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다음 주에 보내준다고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네요”라고 하면 얼굴 안색이 급변합니다. “김 과장, 그런 얘기 듣고 지금 사무실에 앉아 있는 거야? 뭐 하는 거야? 당장 튀어나가! 나가면서 생산팀장, 연구담당 내방으로 좀 오라고 해. 빨리 가!” 영업팀 상무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자기는 여러 경로로 전화를 돌리면서 영업담당 과장에게 지령을 내리고, 생산팀, 연구담당도 고객사 생산, 연구소에 연락해서 다들 점심식사, 커피타임, 저녁식사 겸 접대, 골프회동등 약속을 잡습니다. 하루 이틀 후 아침 일찍 7-8시 정도에 내부 영업 미팅을 하면, 누가 고객사에서 우리 프로젝트를 방해하는지 ‘범인’이 나옵니다. 구매팀 대리가 PO발행을 늦추면서 경쟁사에게 대처할 수 있는 시간과 정보를 주고 있는지? 생산팀이나 품질팀에서 테스트 결과보고서나 품질서류 작성을 의도적으로 늦춰서 경쟁사에게 대처 가능한 시간을 주는지 ‘범인’이 나옵니다. 이 사람이 바로 Gate keeper죠. 

자. Gate keeper를 찾았으면 대처방법을 빨리 마련해야 합니다. 당사와 이해관계가 부합하는 윗선을 설득해서 압박을 가할지, 그 Gatekeeper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워삶을지, 세부적인 방법은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영업은 전쟁이고 전투죠? 매너리즘에 빠져 멍하게 있다가는 적들이 코와 귀를 베어갑니다. 


언제나 더듬이를 활짝 펴고, 촉을 세워야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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